서로의 등을 밀어주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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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부국장
2017년 12월 10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BMW 댈러스 마라톤 대회’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던 여성이 결승선을 100여 m 남기고 갑자기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결국 이 여성은 더 이상 뛰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던 2위 주자에게는 우승할 수 있는 더 없는 기회였다.

하지만 2위를 달리던 17세 여고생은 혼자 달려가지 않고 주저앉은 여성을 부축해 함께 뛰기 시작했다.

이 여고생은 “당신은 할 수 있다”고 응원하며 함께 달렸다.

그러고 나서는 결승선 앞에서 그녀의 등을 밀어줘 우승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관중들과 매스컴들은 2위를 차지한 아리아나 루터먼이라는 이 여고생에게 찬사를 보냈다.

아리아나 루터먼은 12살 때부터 댈러스 지역의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한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돕고 있었다.

▲제주지역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은 적극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연간 자원봉사 참여 인원이 인구 수를 뛰어 넘은 지 오래다.

연도별 자원봉사 참여 인원을 보면 2014년 52만6179명에서 2015년 59만2464명, 2016년 72만3892명, 2017년 76만5938명으로 매년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유독 20대 참여자는 줄어들었다.

제주지역 20대 자원봉사자 수는 2016년 2만4084명에서 지난해 2만2195명으로 감소했다.

물론 단순 숫자로만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취업에 쫓기는 20대가 취업 스펙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자원봉사에 시간을 쏟기에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시대 청년세대를 일컬어 ‘N포세대’라 부른다.

연애·결혼·출산 3가지를 포기해야 했던 삼포세대에서 확장돼 무한정한 N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것을 빗댄 표현이다.

이런 청년세대들이 자원봉사까지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가 현재까지 오는 과정에서 우리의 등을 조용히 밀어줬던 누군가가 반드시 있었다. 앞만 보고 달리느라 눈치 채지는 못했겠지만 우리는 타인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다.

스스로 느끼지 못하겠지만 우리 역시 누군가의 등을 밀어줄 수 있는 따뜻함을 가지고 있다.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지만 서로의 등을 밀어줄 수 있는 따뜻함을 잃지 않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댈러스 마라톤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아리아나 루터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남을 도울 기회는 곳곳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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