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 이름을 고쳐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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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일, 문학박사
말과 글에는 뜻이 있고 씨가 있다. 말의 뜻을 모르면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일을 거스르게 된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도구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각과 민족의 얼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논쟁만 있을 뿐 진정한 비판이 없는 것 같아 안쓰럽다.

“평창 동계 올림픽에 ‘KOREA’라는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지도를 그린 깃발을 ‘한반도기’로 호칭함은 부적절하다. 보다 좋은 명칭으로 고쳤으면 한다. 왜 ‘한반도기’란 표현이 부당하며 못 마땅할까? ‘한반도’와 ‘반도’라는 말은 일본인 다케우치 로쿠노스케(竹內綠之助)가 1917년 일본 동경에서 한국인을 위해 국한문혼용의 <반도시론(半島詩論)>를 발간했다. 1) 그 때 일본이 사용한 용어가 ‘한반도(韓半島)’[간한토]이다. 이 말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반은 섬’이란 뜻의 ‘한반도’로 규정하여, 조선을 일본 열도에 편입시켜 속도와 속국으로 삼으려는 일본의 저의가 깔린 말이다. 한때 일본이 우리나라를 삼켜 지배하기 위해 조선말살정책으로 조선어말살 정책을 자행했다. 조선어를 못 쓰게 하고 일어를 상용코자 우리 역사를 왜곡 은폐 날조했다. 예를 들면 한일합방[일한병탄], 을사보호조약, 갑오경장, 모국어, 부락, 교포(僑胞)들이다. 이런 용어들은 일어 잔재이니 버려야할 언어 적폐 청산에 해당한다.

이러한 뜻과 사실도 모르고, 언론에서 ‘한반도’와 ‘한반도기’로 표현함은 고유 정통성을 훼손시킬 뿐만 아니라, 민족정신에 어긋난다. 지금까지 맹목적으로 사용하는 ‘한반도’와 ‘한반도기’란 호칭은 남북 분단을 더 고착시킨다[언어로 규정해 버리면]. 언론과 지도층일수록 언어 표현에 관심을 갖고, 우리말을 사랑해 주기 바란다. 나라말이 바로 서야 나라다운 나라가 된다.

1950년 6·25 전쟁으로 남북이 분단된 이래, 분단의 참극과 고통을 겪었다. 현재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의 고통을 언제까지 감수해야 하나? 뼈아픈 분단의 고통을 벗어나는 길은 통일뿐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영토를 반섬인 한반도로 여기는 생각도 엄청난 잘못이요 모순이다. ‘남북 화해와 우리의 염원이 담긴 ‘평화와 통일’을 뜻하는 명칭으로 남과 북이 하나다는 뜻의 ‘하나로기’로 고쳐서 부르면 좋겠다.

“남북 선수단은 알파벳으로 ‘KOREA’로 쓴 팻말에 따라 공동 입장하고, 가슴에 한반도기를 달고, 등 뒤에 KOREA가 새겨진 특별 단복을 입는다.”고 한다.

생각건대 로마자 표기에서 ‘코리아(KOREA)’보다 ‘꼬레아(COREA)’가 알파벳 순서로 앞서 낫지만, 애초에 ‘고려(高麗)’를 ‘COREE’로 적은 것이다. 이 표기는 현재 우리나라의 국명이 ‘대한민국(大韓民國)’이니 ‘DEHANMINGUK’으로 적어야 맞다. 이왕이면 한글로 ‘하나로’로 표기함이 더 낫지 않을까?

이 세상에 우리의 소원이 무엇이냐. 전쟁 없는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 게 소원이다.

88 올림픽 때처럼, 태극기와 ‘한반도기’가 아닌 ‘하나로기’ 깃발을 휘날리며 또 한 번 ‘대~한~민~국 짝짝짝’, ‘필승 대한민국!’을 크게 외쳐보자. 성공적인 팽창 올림픽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대~한~민~국’ 만세!





1) “1920년 3·1 운동 1주년을 맞아 국내의 1주년 기념 움직임을 보도한 신문이 반도신문(半島新聞)이었다. 이 신문은 1920년 3월 1일자로 발행되었는데, 발행인 겸 편집인 島村猛猪, 인쇄인 何部節治이 모두 일본인으로 돼 있으며, 발행소는 <東京市赤坂區譜町三番地 半島新聞社>, 발매소는 <京城府光化門通 二百十番地 半島新聞社>로 적혀 있다.

한국인을 위해 1917년 국한문혼용의 월간지<半島詩論>를 일본 동경에서 창간해 발간했던 일본인 竹內綠之助가 이 신문의 실질적 주인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1987. 2. 28.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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