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책대로 나오는 산 없다…그래도 양지바른 곳이 좋아”
(65)“책대로 나오는 산 없다…그래도 양지바른 곳이 좋아”
  • 제주신보
  • 승인 201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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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가 정성필 2-산 형세 따라 문인·장군 예측…물은 재산을 관장
상장례서 산터·택일이 핵심…뱀·돼지 날은 피해

 옛날에 풍수에 입문하려면 누구나 『청오경(靑烏經)』과 『금낭경(金囊經)』을 기본 삼았다.

이 책들의 저자는 음양가의 조종(朝宗)이라거나 지사(地師)의 비조(鼻祖)라고 칭송되기도 한다.

이에 장례와 관련해서 청오자(靑烏子)의 팔불장(八不葬:여덟 가지 장사를 지내지 못하는 곳), 곽박(郭璞)의 오불장(五不葬:다섯 가지 장사를 지내면 안 되는 곳) 등으로 후세의 지관들이 응용·확장하고 있다.

또 명성 있는 옛 지사들의 이름을 빌어 금기를 하는데 이를테면 五대의 요금정(蓼金精)의 육계(六戒:여섯 가지 지켜야 할 사항), 양균송(楊筠松)의 불장론(不葬論:장사를 지내면 안 돠는 곳), 정씨 오환(程氏五患:다섯 가지 근심거리가 생기는 곳) 등이 있다.

오늘날까지 한(漢)나라의 청오자(靑烏子)가 지은 『청오경(靑烏經)』과 진(晉)나라 곽박(郭璞)이 지은 『금낭경(金囊經)』과 더불어 유명한 풍수서는 중국에서 수입된 책들로 당나라 국사 양균송(楊筠松)이 지은 『36룡서(三十六龍書』, 명나라 호순신(胡舜申)이 지은 『胡舜申』, 시대 미상의 북암노인(北巖老人) 채성우(蔡成禹가 편찬한 『明山論』, 명나라 때 서선계(徐善繼)·서선술(徐善述)쌍둥이 형제가 지은 『인자수지(人子須知)』 등이 있다.

이런 풍수서를 기반으로 한국의 풍수지리는 다양한 지리 술법을 펴 우리들의 길흉화복의 관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에서 바라본 옥녀탄금봉 모슬봉의 모습. 대정에서는 장군이 탄생하기도 했다

▲살다 보니까 살아졌다


왜 지금은 풍수지리를 업으로 삼지 않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맞는 확률이 60%~70%라고 하지만, 틀릴 확률이 20%~30%가 되므로 틀릴 확률이 단 10%라도 있으면 차라리 농사를 짓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나 남에게 도움이 된다면 간판은 달지 않고 그걸 봐주면서 농사를 짓고 산다고 했다.


농사는 7000~8000평 정도 보리, 콩, 감자, 고구마 농사를  주로 했다.

 

지금은 3000평 정도 농사를 짓는다. 부인이 해녀라서 시간이 나는 대로 거들어주어 가능한 일이었다. 늦게 결혼해서 아이를 낳다 보니 아이들도 어렸다.


산터 의뢰가 들어오면 공부는 했지만, 그는 지금도 입문 정도라고 겸손해 한다.

 

“책 따로, 산 따로다. 책대로 나오는 산이 없다. 산터 문의가 들어와도 지금 제주도의 명당은 있지도 않고, 있다 해도 남아있지 않다. 남들이 먼저 이용하고 남아있는 땅을 가지고 좋으니 궂으니 어떻게 말하겠는가. 그래도 양지바른 곳이 좋을 것이 아닌가.” 그는 양심적인 말을 했다. 


산도 기준이 있다. 용맥(龍脈)은 귀천(貴賤)을 주관하고, 청룡 백호, 안산 이런 것은 자식의 귀천을 주관하고, 앞날의 어떤 인물들을 상징화하는 것이다.


주변의 산들의 기세, 즉 형세가 문인형이면 문인, 장군형이면 장군이 나고 물은 집안의 여자, 며느리와 재산을 관장한다.


물이 급살로 내려가면 파산하고 물이 감싸 돌면 재산이 모인다고 했다.


당나라 희종(僖宗(재위:874~888)의 스승이었던 구빈(救貧:가난한 사람을 구했다 해서) 양빈송은 “물을 잘 쓰면 용맥은 찾기 어렵다. 귀한 것은 쉽지 않더라도 물을 잘 쓰면 먹고사는 것은 괜찮다. 그 지역 사람들이 그렇게 했더니 다 잘 살았다고 해서 구빈이라고 했다. 산에 가서 용맥도 보지만, 괜찮은 곳은 찾기 어렵고, 그래도 구빈의 지침대로 물이라도 잘 감싸 돌게 하는 것이 좋다.”

 

구빈 양균송은 먼저 주변 산을 보고 다음으로 물을 살펴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자손번영의 무덤을 써 주어 칭송 받은 인물이다.

 

▲ 정성필이 금정산 수행 중 짚었던 지팡이.

▲산터를 피할 곳


산터에서 피할 것에 대해서는 팔불장(八不葬), 오불장(五不葬) 같은 이론이 있다.


산을 잘못 쓰면 나타나는 현상을 육염(六炎)이라고 한다. 육염은 무덤의 광중에 ①물이 고이지 말아야 하고(水炎) ②개미나 쥐, 뱀, 지네, 지렁이와 같은 해충이 드는 것(虫炎) ③머리털이나 곰팡이가 가득 찬 상태(毛炎) ④바람이 들어서 시신이 이동하거나 까맣게 타기도 하고(風炎) ⑤광중이 까맣고 시신이 불에 탄 듯한 현상(火炎) ⑥나무 뿌리가 들어가서 시신을 감고 있는 것(木炎)이 없어야 한다.


그는 특별히 무덤을 쓸 때 염은 꺼리고 두려워해야 하고 살(殺)은 나쁘게 침투한다고 했다.


또 비보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산 너머로 보이는 것을 귀규라고 한다.

 

내산(內山)에서 보아 바로 옆 산 너머로 얼굴이 비치는 것이다. 마치 돌담 너머 도둑이 집안을 살피는 이런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 비보(裨補)라고 한다.


이 비보는 마을 방사탑을 쌓듯이 돌을 허한 곳에 높게 쌓는 것, 나무를 심어 가리는 것이다.


비보로 척박한 땅에 아카시아 같은 나무를 잘못 심으면 뿌리가 50~100m 까지도 뻗어 시신을 손상시킨다. 그래서 비보는 흙이나 돌로 쌓는다.

 

▲상장례의 기본, 산터와 택일


상·장례의 순서를 보면, 갑자기 상이 나면 집안 어른들과 먼저 산터를 보러 간다.


명당을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일로 여기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택일을 한다. 대개 호상(護喪)이라고 해서 장사가 났을 때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사람, 즉 상가(喪家)를 대표하는 사람인데 예전에는 상주가 있으면, 집안의 유식한 사람이 지사와 같이 가서 혈 자리를 정한다.

 

보통 첫 택일을 해서 안장(安葬) 하기 어려워 시간이 걸리면 토롱을 한다.

 

상주가 많으면 택일도 쉽지 않고, 까다로운 집안에서는 산터와 잘 어울리게 택일을 하게 되면 더 어렵다.

 

택일은 산터에 따라서 장사를 해서는 안 되는 날이 있고, 또 원래의 날, 일반적으로 사·해(巳亥) 된 날이다. 돼지(亥) 날은 장사를 지내지 않는다.


그때 장사를 지내면 계속 집안에 상이 난다고 한다.

 

뱀날에는 뱀이 왕성할 때이기 때문에 그날 “영장을 하게 되면 구더기가 인다” 고도 하고, 돼지날은 가만히 있는 뱀을 건드려 왕성하게 발동하게 만들기 때문에 장례를 안 한다고 하고, 그래서 사일, 해일은 피한다고 한다.

 

 

▲ 산터를 보는 패철. 무덤 자리, 집터를 볼 때 쓰였다.

토롱은 마을 어귀에서 한 1주일 이상 하게 되면 운상할 때 시신 썩는 물이 흐르기 때문에 냄새가 나고 상두꾼들이 힘이 든다.

 

요즘은 비닐 같은 것으로 싸기도 하지만 예전에는 상두꾼들이 무척 힘들었다.


영장하는 과정도 아침에는 상두꾼들에게 상두꿰미(돗 괴기를 크게 대꼬지에 꾄 것)를 주었다.

 

아무리 상두꾼이 여러 번 밥을 먹더라고 꿰미는 영장 날 아침에 딱 한 번만 주었다.

 

산담까지 같이 가는 상두꾼(일과리에서는 상원이라고 한다)에게는 점심으로는 돌레떡(메밀) 2개를 주었다.


시기적으로 정성필 선생 때는 상가집에서는 몸국에 반지기 밥을 먹었다고 한다.


일제시대는 관혼상제 간소화로 인해서 전상원에게 아침만 먹일 뿐, 떡 하나, 술 한 잔 없이 무덤도 크고, 큰 산담하는데 사람들이 배고파서 죽겠다고 했다고 한다.


잘 사는 집이니까 산담도 크게 만든다. 아예 가난하면 기대도 안 하는데 산담을 크게 하는 집은 부자인데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영장이 끝나면 그때는 집안의 유력자, 유지, 어른으로서 살기 괜찮은 사람을 상여에 모시고 상여에서 시신 모시던 것에 소나무 같은 것으로 얼기설기 만든 것에 태워서 원님놀이를 했다.


그 집 마당까지 모시고 왔는데 사또가 된 기분이었을 것이다.

 

영장밭에서 점심도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좀 보완해 달라는 의미에서, 살기 넉넉한 어른이 상두꾼들에게 수고했다고 위로하기 위해서 음식 대접하는 것이다. 


풍수란 무엇인가를 그에게 물었다. 풍수란 좋은 땅, 지기, 생기가 모인 땅에 시신을 모시면 그에 따라서 좋은 영향을 미치고 나쁜 것은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풍수의 논리이다.


풍수가 정성필 선생은 “풍수사상이란 것이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는데, 과연 사실상 죽은 뼈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느냐”하는 것에 대해서는 미지수라고 반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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