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을 탈까, 버스를 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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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부국장대우
지난 15일 서울시는 미세먼지 저감조치 일환으로 시민들의 차량 운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차량 2부제 및 대중교통 무료제를 실시했다.

하지만 서울시민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당시 서울시가 발표한 출·퇴근시간대(첫차~오전 9시) 시내 14개 주요 지점 교통량은 전주 월요일보다 겨우 2099대 줄었다.

대중교통 이용자도 지하철이 전주보다 2만3126명(2.1%), 시내버스는 3568명(0.4%)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이 무료임에도 대부분의 서울시민들의 자신 차량의 핸들을 잡았다.

교통비 절감보다는 편리한 자가용을 선택하면서 출퇴근길 도로 정체나 주차난의 불편함을 감수했다.

인류가 두 발로 걷기 시작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명의 이기(利器)가 생겨났다.

수많은 문명의 산물 중 인간의 일상생활에 가장 밀접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자동차다.

자동차는 발명 후 수 세기에 걸쳐 발전을 거듭하면서 기능과 용도가 다양해졌다. 화물운반, 건설용 및 탱크 등 무기까지.

자동차의 가장 큰 장점은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빠른 이동성’이라는 장점과 편리함 때문에 제주지역에서도 자동차가 급증하고 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제주지역 자동차 등록대수는 46만243대로, 10년 전인 2006년 22만2025대 보다 110.4%, 갑절 이상 증가했다.

반면 2016년 제주지역 주민등록 인구는 64만1597명으로, 2006년 55만8496명보다 14.9% 늘었다. 자동차 증가가 인구 증가를 훨씬 앞섰다.

제주에 이처럼 자동차가 넘쳐나면서 각종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016년 6월 신제주와 공항입구 간 도령로에서 차량 통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 운행 속도는 시속 19.3㎞로, 교통지옥의 대명사인 서울의 19.6㎞보다 더 느렸다.

제주의 주요 간선도로는 출·퇴근 시간대는 물론 낮 시간대에도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그야말로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민들의 삶의 질 저하가 극에 달하고 있다. 자동차의 편리함이 오히려 편안한 삶의 발목을 잡는 셈이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해부터 자가용 운행을 자제하고 대중교통 이용활성화를 위해 버스전용차로제 도입 등 대중교통체계를 개편했다.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집에서 정류장까지 걸어가야 하고, 버스를 기다리고, 내려서는 최종 목적지까지 걸어가는 수고가 필요하지만 교통체증의 지루함에서는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자가용 이용은 눈에 띄게 줄고 있지 않다.

자가용은 버스 이용에 따른 불편함 없이 자신의 집 주차장에서 좌석에 앉아 핸들만 잡으면 된다.

하지만 이 편안함에도 대가는 따른다. 길은 막히고, 목적지 인근에서는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매야 한다.

내년부터는 제주시 읍·면지역은 물론 서귀포시 전 지역에서 차고지증명제가 확대 시행된다. 자동차를 신규 구입할 경우 자신의 차고지가 있어야 한다.

급증하는 자동차 증가세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자신의 마당에 주차장을 조성하거나, 공동주택에 주차장이 없는 경우에는 거주지에서 반경 750m 이내에서 개인에게 주차장 부지를 임대하거나 매입, 또는 공영주차장을 임대해야 한다.

제주시의 경우 공영주차장을 차고지증명제 용도로 임대할 경우 1년 임대료는 90만원.

편리한 자가용을 타기 위해서는 교통체증과 주차난에 주차장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자가용을 이용할지, 버스를 타야 할지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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