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오-자양 강장 보혈의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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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한의사·제주한의약연구원장

한의사들에게 백수오의 효능에 대해 물으면 곤혹스러워 하는 경우가 있다. 약재의 한의학적 효능에 대한 지식은 고전 문헌을 통해 얻는데 백수오에 대해서는 사실 본초강목, 동의보감 등 주요 문헌에 실려 있지 않고 본초학 교과서에도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원래 한의학에서 전통적으로 다루던 약재는 백수오가 아닌 하수오(Polygonum multiflorum Thunberg)이다. 그런데 동의보감에서는 하수오(何首烏)의 향약명으로 현재 백수오의 기원인 은조롱을 제시하였다. 과거 한때에는 하수오 처방에 관례적으로 은조롱을 대용해 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기원이 서로 다른 약재로 밝혀져 사상의학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본래의 보혈 효능을 목적으로 하는 처방에는 대부분 하수오를 사용한다.

백수오(白首烏)는 은조롱(Cynanchum wilfordii Hemsley)의 덩이뿌리이다. 대한약전 생약규격집에는 올라 있지만 중국이나 일본의 공식 약전에는 백수오가 수재되어 있지 않다. 다양한 민간 약재도 수록된 중약대사전에는 백수오의 효능을 자양, 강장, 보혈약으로 쓴다고 하였다. 여기서는 대근우피소(Cynanchum bungei Decne)를 백수오의 주요 기원으로 삼고 있다.

이렇게 잊혀져가던 백수오가 국내에서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한 식품회사에서 여성갱년기 증상 개선용으로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하면서부터인 듯하다.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백수오는 일약 인기 약용작물로 부상하였다.

또 한 번의 유명세는 가짜 백수오 파동 때문에 생겼다. 중국으로부터 은조롱과 비슷한 이엽우피소(Cynanchum auriculatum Royle ex Wight)가 들어왔는데 모양이 비슷하면서 크기가 훨씬 크기에 생산성이 높아 어느 순간 국내에서도 이엽우피소 재배와 유통이 만연해진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에 등록된 소재는 백수오이기 때문에 이엽우피소와는 서로 종이 달라 문제가 된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백수오의 기원으로 대근우피소 외에 지역에 따라 은조롱(격산우피소) 및 이엽우피소도 쓴다고 하여 더욱 혼란스러웠다.

이런 논란 속에서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의 독성시험 및 위해평가를 실시한 결과, 백수오는 뜨거운 물로 추출한 형태인 ‘열수추출물’로만 사용하도록 제한하고, 이엽우피소는 현행처럼 식품원료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또한 백수오 분말을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분말, 환 등)이 제조·유통·판매되지 않도록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에탄올 추출이나 술에 담궈 복용하는 것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백수오는 사용 역사가 짧기에 그 안전성과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 보다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

토종 백수오가 수난을 겪는 사이 최근 좋은 소식도 있었다. 지난 12월 농업기술원과 제주천년약초영농조합(대표 민중)의 노력에 의해 ‘제주백수오’가 특허청으로부터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으로 최종 등록된 것이다.

토종 자원이자 제주의 지역적 경쟁력을 지닌 백수오. 관련 기관에서는 관심을 가지고 백수오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해 더욱 깊이 연구를 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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