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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만덕’, 일대기 2막에 담아
무대 구성과 극적 요소 부각해 감성 자극
늘어지는 부분은 보완점으로
▲ 나눔 실천의 표상인 김만덕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만덕’이 지난 26일 제주아트센터에서 개막했다. 사진은 공연 모습.

뮤지컬 ‘만덕’은 조선시대 제주에서 도전과 개척, 나눔의 정신을 살아간 한 여인의 일대기가 가진 강한 힘을 보여줬다.


지난 26일 제주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만덕은 김만덕(1739~1812)의 일대기를 파노라마 형태로 보여주면서 무대 구성과 극적인 요소를 부각해 색다른 틀을 보여주고자 했다.


만덕은 1부와 2부로 구성된다. 김만덕이 양민 신분을 찾고 상인의 길로 들어서기까지를 1막으로 구성하고 있고, 거상으로 성장한 뒤 정조 시대 흉년이 들었을 때 쌀을 나눠줘 벼슬을 받고 금강산을 유람하기까지의 여생을 2막에 담았다.


극의 초반부는 시원스레 달려간다. 제주 전통 영등굿을 보여주며 웅장하게 막을 올려 다음 장면을 궁금하게 만든다. 특히 메인음악을 중심으로 멜로디를 변주해 뮤지컬 상영내내 귀에 익숙하도록 만든다.


한국적 정서가 깊게 반영돼 배우들은 감정선을 그대로 분출하지 않고 여백을 둔다. 대신 음악과 무대 구성을 통해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다.


다만 1부에서 만덕이 양인의 신분을 되찾기까지의 과정이 다소 늘어지면서 집중이 어려워 보완해야 할 점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덕의 이야기를 통해 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도전, 나눔, 개척, 조냥 정신은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극중 만덕 소꼽친구의 ‘너는 여자이니까 안 돼’라는 대사는 조선시대 유교주의 프레임 속에 아직까지 갇혀있는 현대 여성에게 일종의 메시지를 던지는 듯하다.


극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바다와 포구는 주제를 압축한다. 거친 풍랑과 모진 바닷바람을 맞지만 결국 섬이라는 한계를 넘는 인간의 도전정신을 상징하는 것으로 읽힌다.


뮤지컬 대표곡이자 귀에 자꾸 맴도는 노래가사가 대미를 장식한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이끄는 대로 두 팔로 끌어 안으리 운명이 이끄는 대로 나 살아 가리다 다가올 운명 나의 운명 안으리라.” 운명을 개척하고 나눔 실천의 표상인 김만덕의 일대기는 서울에서도 펼쳐진다. 공연은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5월 중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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