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비 줄여 인건비 쓰라는 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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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아동센터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대상으로 1980년대 민간차원에서 진행되던 공부방이 모태다. 2004년 아동복지시설로 법제화돼 지역아동센터로 명명됐다.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지역사회 아동의 건전한 육성을 위해 보호 교육, 건전한 놀이와 오락 제공, 보호자와 지역 사회의 연계 등 종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 점에서 방과 후 혼자 남겨지는 소외계층 자녀들에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공간이다. 건강한 심리와 정서발달을 도와주고 교육과 문화적 부족함을 채워주는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며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있기도 하다. 이달 기준으로 도내엔 66곳의 지역아동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 지원받는 보조금이 턱없이 낮아 정상적인 아동센터 운영이 힘들다고 한다. 그마저 인건비 등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매년 느는데 반해 보조금 지원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거기에다 시설비, 인건비, 프로그램 운영비, 사무 운영비 등을 분리하지 않고 함께 교부돼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 매달 지원되는 보조금의 10%는 프로그램 운영비로, 90%는 종사자 인건비, 사무 운영비, 시설비 등으로 쓰인다. 예컨대 이용 아동이 30명 넘는 아동센터는 보조금 654만원 중 65만4000원을 프로그램비로 사용하고 나머지 588만6000원으로 인건비와 시설비, 사무비 등을 충당하고 있다는 거다.

센터장, 생활복지사 등 근무 인원이 최소 3명인 점을 감안할 때 종사자들의 임금 수준은 열악하기 그지 없다. 그런 데다 예산 부족으로 다수의 아동센터들이 지난해까지 종사자들의 월급을 제때에 지급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처우를 받고도 헌신적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종사자들의 노고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한데 보건복지부의 대응은 어처구니없다. 인건비 보조금을 더 지원해 달라는 아동센터의 요청에 대해 프로그램비를 줄여 모자란 인건비를 메꾸라는 지침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져서다.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하도 기가 막혀 도대체 누구의 머리에서 나왔는지 궁금할 정도다. 복지부의 대오각성과 전향적인 자세변화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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