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7일부터 문예회관…전시 위해 새로 쓴 130여 점 전시
제주를 대표하는 한학자인 소농 오문복 선생의 예술적 뿌리는 서예다. 그에게 서예는 삶의 일부이자 한시를 창작함에 있어 감흥을 얻는 창구다. 그의 한시가 붓 끝에서 한자 한자 휘지 될 때 고뇌도 온전히 녹아든다.
시, 글씨, 그림 세 가지가 어우러진 소농 오문복 선생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된다.
올해로 팔순을 맞은 오 선생을 위해 제자들이‘소농 오문복 유예전’을 마련했다. 130여 점의 작품들이 내달 7일부터 13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전시된다.
‘뿌리가 깊으니 가지가 무성하다’, ‘덕은 외롭지 않다’, ‘이르는 곳마다 봄바람이 불게 하다’ 등의 한자어부터 한시와 함께 어우러진 문인화, 매화·난초, 수련까지 전시장에 가득 내걸린다.
도록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며 오 선생은 모든 작품을 새로 썼다. 자신이 직접 공부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오 선생은 젊은 시절 의제 허백련 선생을 사사했다. 병을 얻어 학업을 계속할 수 없어 제주로 건너왔고 이후 소암 현중화 선생 문하에서 한결같은 맘으로 서도에 정진했다.
그는 한문학에 매진해 많은 책을 발굴, 번역했고 오랜시간 서예와 한시, 묵화에 매진했다.
글씨에 관한 대화의 대부분은 소암과 소암 제자에 관한 일화다.
전시회를 준비한 제자 가운데 김새미오씨와 손기범씨는 “오 선생은 소암의 서예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 후학에게 남기려고 힘쓰고 있다”면서 “또 오 선생은 유가사상을 붓을 통해 화선지에 옮기고 싶어했다. 용필이 아직 멀었다고 말하고있지만 그의 붓에는 이미 그의 사상이 담뿍 담겨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