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고 그름, 그리고 이롭고 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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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다산 정약용은 천주교도로 몰려 전남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 자신의 귀양살이를 풀기 위해 갖은 애를 쓰던 아들 학연에게 서찰을 보내 준엄하게 꾸짖었다.

“천하에는 두 가지 큰 기준이 있는데 옳고 그름의 기준이 하나요, 이롭고 해로움에 관한 기준이 다른 하나다. 이 두 가지 큰 기준에서 네 단계의 큰 등급이 나온다.

옮음을 고수하고 이익을 얻는 것이 가장 높은 단계고, 둘째는 옮음을 고수하고도 해를 입는 경우다. 세 번째는 그름을 추종하고도 이익을 얻음이고, 가장 낮은 단계는 그름을 추종하고도 해를 보는 경우다.”

자신을 유배 보낸 공서파들에게 애걸해 귀양살이에서 풀려나봐야 세 번째이고, 끝내는 공서파들이 다시 자신을 공격해 죽이려 할 것이라며 다산은 구걸하지 않고 정도(正道)를 걷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8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북한 참가로 인해 남남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북한 참가로 남북대화의 물꼬가 트였고, 올림픽 성공 개최에도 도움이 된다며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띄우기에 올인하고 있지만, 야당은 북한 체제의 선전장이 되고 있다며 ‘평양올림픽’이라고 현 정권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

현 정권과 야당의 대립을 ‘정치 공방’으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지만 평화올림픽과 평양올림픽이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내릴 정도니 국론 분열이 우려스럽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여자 아이스하키팀 단일팀 구성,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에 한반도기 사용, 시상식에서 애국가 대신 아리랑 연주, 태극기 마크를 제거한 유니폼에는 KOREA 대신 COREA를 새겨 넣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국민 반감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국민들을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북한의 오만한 태도와 문재인 정부의 저자세 대응이다.

북한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일행의 파견을 놓고 파견 중지 소동을 벌이더니 이번엔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했다.

문재인 정부는 현송월 단장의 방문 때 과잉경호 논란을 초래하더니,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올림픽 개막 하루 전날 북한이 대규모 열병식을 여는 것을 놓고 “우연히 날짜가 겹친 것”이라고 발언,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 결정을 내린 후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모든 과정이 절차적 정당성을 담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따라서 옳음과 그름의 기준을 적용한다면 후한 점수를 받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결과라도 좋아야 한다.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잘 치러야만 이로움과 해로움의 기준이라도 충족시킬 수 있다. 문재인 정권이 명심 또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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