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른 영농 대책 서둘러야
기후변화에 따른 영농 대책 서둘러야
  • 제주일보
  • 승인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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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사회2부장
지난 1월 10일 폭설이 내리며 제주를 강타한 한파가 여전히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31일까지 한파 피해로 신고된 농작물 재배 면적은 303.71㏊다.

피해를 입은 농작물은 월동무가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일부 수확을 못한 노지 감귤과 노지 만감류, 양배추, 브로콜리 등도 이번 한파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월동무의 경우 날씨가 풀려야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앞으로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주도는 당초 2일까지 농작물 피해 신고를 접수받기로 했지만 접수 기간을 오는 14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자고나면 월동무 피해 신고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도내 월동무 재배 농가들의 한숨 소리도 깊어지고 있다.

농민들은 농정당국에서 생각하는 피해 규모는 현장을 둘러보지 않은 단순 추산치라며 발표된 피해 규모는 ‘새발의 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노인회관에서 만난 80대 노인은 “체감온도가 영하로 떨어진 날이 일주일 넘게 이어진 경우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농사의 절반은 하늘이 짓는다’는 옛말처럼 날씨와 농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근래 들어 잦은 이상기후로 농작물이 피해를 입으면서 농민들의 애간장이 타들어가고 있다.

시계추를 지난해로 돌려보자.

2017년 3월 1일부터 5월 20일까지 봄철 제주지역 강수량은 225.3㎜로 평년 346.6㎜의 65% 수준에 그치면서 제주 서부지역 수박, 참외, 호박 재배 농가는 스프링클러 등을 총동원, 건조한 땅에 물을 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7월에는 제주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110㎜가 넘는 물폭탄 수준의 폭우가 쏟아져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폭우가 쏟아지자 또다시 가뭄이 제주 서부지역을 덮쳤다.

8월 7일부터 9월 11일까지 제주시 애월읍, 한림읍, 서귀포시 안덕면지역 중산간에 있는 20여 개 마을에는 격일제로 제한 급수가 이뤄졌다.

가뭄으로 인해 어승생 저수지 저수량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가뭄 현상이 사라진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10월 초에는 성산읍 일원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월동무가 파종된 밭과 과수원 등이 침수되기도 했다.

한반도 겨울철 날씨의 대표적 특징으로 알려진 ‘3한 4온’은 사실상 사라졌다.

기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한반도의 ‘3한 4온’의 패턴은 사라졌고 겨울철에도 포근한 날씨가 계속 되거나 혹한의 날씨가 계속 되는 등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기습호우와 기습한파, 태풍, 가뭄 등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반복되면서 농민들은 편하게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처지다.

먼 나라의 일로만 여겼던 이상기온 현상이 우리 앞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청정 농업관광도시’를 슬로건으로 내 건 이상순 서귀포시장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노지 감귤이 사상 최고의 값을 보이며 환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던 이 시장의 얼굴에도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졌다.

한파에 따른 월동무 피해를 호소하는 농가들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가 출현한 이래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더 이상 기후 변화를 ‘하늘의 일’이라고 지켜만 볼 일이 아니다.

최첨단 과학문명시대에 농사를 하늘에만 의존하거나 농산물 가격 폭등을 어쩔수 없는 날씨 탓으로 돌릴 수 없는 만큼 지금이라도 농정당국과 농민들이 힘을 모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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