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늦게까지 배낭을 꾸리다가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물건을 손에 들고 배낭에 넣을 말까 망설였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찬송가는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골라 10매를 복사했고, 성경은 주먹만한 작은 것으로 새로 구입했다….’


강정길 수필가가 이기풍 목사 제주 선교 100주년 기념 도보순례집을 펴냈다. 책 제목은 ‘갈 길을 밝혀 주시니’. 그가 10년 전 임진각에서 제주까지 800㎞도보순례를 하며 썼던 일기장이 출간된 것이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진솔하면서도 담백한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저자는 책을 통해 자신이 10년 전 도보순례를 했던 1달간의 여정이 가장 소중한 순간이라고, 자신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값진 시간과 경험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책을 펴내기 전 부끄러운 내면을 공개하는 것 같아 망설이기도 했지만 99년 전 이기풍 목사의 흔적을 더듬었던 발걸음이 용기를 주었다고 한다.


‘다행히도, 나는 걷는 데는 익숙해서인지 즐기는 것 같은데, ‘고독한 사색’을 하고 있는지는 확신이 없었다. 지금가지 살아오면서 온갖 욕망으로 꽉 차 있는 마음을 비우고 참 나를 찾아 가려고 노력해 본다.’


저자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암시했고, 성령의 힘으로 완주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안성수 문학평론가는 “2000리에 달하는 행복한 묵상의 발걸음과 추억을 언어로 되살려낸 이 수필집을 통해 저자는 이기풍 목사가 뿌린 100년 전통의 제주 선교 역사와 신앙적 전통을 이어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쿰란출판사 刊,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