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저린 붓 끝에 피는 먹 냄새/옷을 벗고/은하에 몸을 씻는 ‘ㄱㅗㄷㅗㄱ’의 흘림체.//가슴 한 쪽에 쟁여 놓은 삭정이 몇 개/겨울 억새 서걱거림/숨겨 논 노래 몇 소절이 붉고….//’(시 ‘난향_문인화’ 중)


이재봉 작가가 시집 ‘몸부림치는 짧은 혀’를 출간했다.


작가는 일생을 살면서 겪는 과정인 ‘인연’, ‘고해’와 함께 영적으로 성숙하고 풍족한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해탈’, ‘무아’ 이 과정들을 시 속에 담아냈다.


작가는 책을 통해 생명의 확실한 유한성 앞에서 영혼은 삶의 주연에서 엑스트라 또는 관객으로 바뀌면서 단순해지게 마련이라고 설명한다.


인연의 계절에는 누구나 한 번쯤 자신과 만난 이들을 돌아보게 되고, 산길에서 걸려 넘어진 돌부리, 바라보며 아름답게 슬퍼했던 낙엽, 얻어맞은 주먹, 무수히 많은 사연들을 떠올린다.


고해의 계절에는 모든 선택과 결정에는 책임이란 고통이 뒤따른다. 이 계절은 천태만상이기에 풀어내기 어렵다. 시집에서는 고해의 과정 속에서 고통받는 영혼의 소리를 들려준다. 작가의 자기 고뇌이자 성찰의 과정이기도 하다.


고해를 넘어서면 해탈에 다다른다. 인연과 고해의 짓누름에 우리 인생은 찬란하고 소중한 생명을 느끼며 살아야 할 행복의 시간들을 잊어버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작가는 마지막 영혼의 길은 무아라고 설명한다.


그는 모든 생명은 무아의 경지에서 시작해 무아의 경지에서 마친다고 확신한다.


시집은 다층현대시인선 161번째 출간물이다.

 

다층 刊,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