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만감류 가격 회복 안 돼 농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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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맛 나는 저품질 한라봉 등 조기 출하 등 원인

제주의 특산품인 한라봉과 레드향, 황금향 등 만감류가 설 대목을 앞두고 소비 부진 및 가격하락 조짐을 보이면서 농가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4일 제주도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현재 한라봉은 4919t이 출하된 가운데 가격은 3㎏ 기준 평균 1만190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3473원)과 비교해 12% 하락했다.

출하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44% 줄었음에도 가격은 하락했다.

천혜향과 황금향도 올 들어 1078t과 1836t이 출하된 가운데 출하량은 전년에 비해 65% 및 15% 감소했다. 가격은 각 1%씩 소폭 하락했다.

만감류 출하량이 전년보다 줄었지만 가격이 떨어진 이유는 한창 출하 중인 감귤(조생온주)의 맛이 좋고 당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시세를 받쳐주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충주와 전남 등 다른 지방에서 생산된 신맛이 나고 저품질의 한라봉이 제주지역보다 1개월 앞서 조기 출하되면서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올해 설 명절은 지난해보다 20일이나 늦어져 제주산 만감류에 대한 선물용 수요가 제 때 형성되지 않은 점도 가격 상승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제주도농업기술원(원장 이광석)은 지난 2일 만감류 11개 품목별 연구회장과 농협 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만감류 소비 촉진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선 설 선물용에 맞춰 상품성이 좋은 대과 위주의 만감류를 출하하고, 소과는 명절이 지난 이후 분산 출하해 가격 안정을 도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신맛이 강한 한라봉은 2월 이후 장기 저장을 통해 품질을 높이면서 단계별로 출하하기로 했다.

오성담 한라봉연구회 회장은 “일부 농가들이 눈앞의 이익을 쫓아 품질이 떨어지는 만감류를 조기 출하해 전체 농가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출하 전 품질검사를 강화하는 등 가격 안정을 위해 농가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한라봉 등 만감류를 시장에 내놓기만 하면 잘 팔린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10개월 이상 완숙과를 선보이고, 소포장으로 출시하는 등 농가 스스로가 기존 관행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농가에선 해마다 설 명절을 앞두고 당도가 낮고, 신맛이 나는 저품질의 비가림 한라봉을 조기 출하해 제주산 만감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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