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주에 온 지도 어느덧 6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런데 올해만큼 이렇게 춥고 눈이 많이 내려 쌓인 적은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자고로 겨울에 눈비가 많이 오면 풍년이 온다고 했으니 그런 면에서는 다행이라 해도 좋다. 하지만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절대빈곤층이나 어른 알바생(?)들을 생각하면 역시 겨울 추위는 그리 썩 반가운 일은 아니다.

다만 눈이 많이 내리는 날 제일 좋아하는 족속들이 있었는데 웅이와 백설, 아롱이 등 우리 집 개들이었다. 그들은 전국이 영하권으로 내려가자 여기저기서 수도관이 터지고 화재가 발생하여 사람이 죽어나가고 빙판으로 인하여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등 사람들의 아우성을 전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이는 마치 온갖 대형사고들이 터지는데도 아무 대책도 내놓지 못하는 정부나 여야 정치권을 보는 것 같아 입맛이 씁쓰름하였다.

더욱 안타깝고 애통한 일은 국회에서조차 국민들의 민생은 뒷전이고 자신들의 편익과 편파에 따른 정쟁만을 일삼고 있으니 과연 그들에겐 국민의 신음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가지고서야 어떻게 6·13 선거 때 국민들 앞에서 무슨 면목으로 선처를 호소하고 표를 달라고 애걸복걸(?) 하려는지 참으로 두고 볼일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물론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 더구나 남북한이 손에 손잡고 함께 입장하고 또 단일팀까지 구성하여 필승코리어를 외친다하니 참으로 듣던 중 반가운 얘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고 이 엄동설한에 공공시설에서 이재민들이 추위와 불편함속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시국에서 우리가 시급히 챙겨야 할 일은 불 보듯 뻔한 얘기가 아닌가.

물론 우리 국민들이 유난히 스포츠를 즐기고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정서상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국민들의 위기와 배고픔을 챙겨주는 민생의 정치를 무엇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것을 정치 지도자들은 잊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올바른 정치(政治)다.

정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가 안위를 살피면서 국민들의 안전과 후생을 돌보는 것,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특히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을 ‘궁민(窮民)’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정당들의 당명을 봐도 알 수 있듯이 ‘더불어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가야하고 ‘자유한국당’은 국민의 자유를 먼저 챙겨야 하고 ‘국민의 당’은 주인이 국민을 잊어서는 안 되며 최근 당명이 새로 생긴 ‘민주평화당’ 역시 국민을 먼저 평화스럽게 보살펴야 한다는 뜻일 게다.

자! 온 대지가 하얀 눈으로 덮여서 설국(雪國)이다. 비록 대한민국이 온통 설국(雪國)일지라도 우리의 정치권은 설국(舌國)으로 치달아 제발 입싸움, 말싸움 그만 중단하고 민생부터 챙기는 그야말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당,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국민의 정치를 펼쳐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그렇지 아니하면 무술년 6·13선거에서 위정자들을 향한 국민들의 뜨거운 심판이 여러분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눈이 온다고 마냥 좋아하는 우리 집 철없는 강아지들보다는 그래도 반백년 이상의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우리가 선발한 정치선수임을 믿도록 다시 한 번 기대와 성원의 박수를 정치인 여러 선량들께 드리고 싶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더 이상 쓰레기통 운운 하는 말과 함께 회자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