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인가 싶더니 이렇게 한 해의 끝자락에서 지난 1년을 더듬어 본다.
어떤 사람들은 보람과 기쁨을 자랑스럽게 얘기할 것이다.
감동이 진하게 전해지는 아름다운 이웃돕기 온정들도 기억날 것이다.
반면 안타까움과 실패를 토로하며 차가워진 겨울 날씨마냥 어깨가 축 쳐진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생각 없이 내 뱉은 말로 상대편에게 아픔을 주었던 기억들이 떠올려진다.
말은 생각과 인격을 담는 그릇이라 했다.
‘화는 입에서부터 나온다’는 ‘화종구출(禍從口出)’을 실감하는 12월이다.
▲<사람들은 말한다/그 때 참았더라면/그 때 잘 했더라면/그 때 알았더라면/그 때 조심했더라면/훗날엔 지금이 바로 /그 때가 되는데/지금은 아무렇게나/ 보내면서 자꾸/그 때만을 찾는다>(이규경의 ‘온 가족이 읽는 짧은 동화 긴 생각’에서).
구구절절이 맞는 말이다.
자신에게, 가족에게, 친구들에게, 직장 동료들에게 그 때 좀 더 잘할 걸, 그 때 좀 더 귀 기울일 걸 하는 상념에 빠져든다.
그럼에도 우리는 매사에 ‘지금’을 소홀히 하곤 한다.
연말로 갈수록 온통 제 잘난 맛 천지인 대선 바람과 망년회에 이리 휩쓸리고 저리 흥청거리다보면 하루하루를 허비하는 정도는 더 심해질 것 같다.
▲<인간의 삶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갈 정도로 짧습니다. 삶은 이렇게 짧은데, 내 자신을 위해서나 다른 사람을 위해서 유익한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달라이 라마의 ‘365일 명상’에서).
‘지금’ 이 순간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뜻있는 일을 하라는 메시지다.
그 실천 방안은 아마도 원칙을 지키는 일이 아닌가 싶다.
어렵다고, 손해 본다고 원칙을 저버리면 눈앞의 이익도 있고 그 당시는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거듭하다보면 정녕 고치기 힘든 습관이 되기 십상이다.
그 때는 흘러가버린 시간을 붙잡으며 “그 때 그랬더라면”하고 후회한들 소용이 없을 듯하다.
올 한해 후회 리스트라도 만들어볼 일이다.
그 속에서 내년 감동의 불씨를 기약하는 연말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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