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冬黃野菊 초동황야국 초겨울 노란 들국화
落葉轉來言 낙엽전래언 굴러온 낙엽에 말을 거네/
願留前塵話 원류전진화 잠시 머물러 지나온 얘기하세
天工奈做怨 천공내주원 어찌 하늘이 하는 일을 원망 하겠는가/
▲주요어휘
△野菊(야국)=들국화, 개량한 국화에 比(비)하여 산이나 들에 저절로 난 재래종 국화로 감국(甘菊), 쑥부쟁이, 산국(山菊), 해국(海菊) 등을 말한다 △轉來(전래)=굴러오다, 轉=구를 전 △前塵(전진)=지난 일, 과거지사(過去之事) △天工(천공)=자연의 작용, 하늘이 하는 일, 調和(조화), 役割(역할) △奈=어찌 내 △怨=원망할 원
▲해설
지난해 12월 초 등반 도중 잠시 가쁜 숨을 가라앉히려고 바위에 걸터앉아 쉬는 도중, 바람에 실려 온 그윽한 향기 품은 노란 들국화와 그 주변에 쌓인 낙엽을 무심히 보다, 언뜻 춥고 차가운 날씨에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외로운 어르신들이 떠올랐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시 인구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들의 문제점은 경제적인 생활의 어려움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핵가족화와 급격한 사회변화로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소외되는 경우일 것이다. 이제 칠순인 필자도 무관한 일이 아닌 것 같다.
어르신들은 오랜 시간동안 많은 일을 한 경험의 소중한 지혜를 가진 분들이 아닌가. 일자리나 복지에 대한 문제는 정부의 몫으로 하더라도 우리 서로는 친구가 되어 말벗이 되어 봄은 어떨지.
이 시는 찬바람에 시들어 가는 국화꽃과 이제 명이 다해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을 의인화하여 외로움을 달래보려는 심정을 그려 보았다. 이 시의 격률은 言(언)과 怨(원)을 韻(운)으로 한 평기식 오언절구이며, 평측은“平平平仄仄, 仄仄仄平平, 仄仄平平仄, 平平仄仄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