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기상 예보…폭설에 출근길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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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10여 대 연쇄 충돌…버스노선 변경에 대체편도 없어 시민들 발 동동
▲ 8일 제주시 이도2동에서 차량 10여 대가 충돌한 모습. <독자 제공>

‘주된 눈은 그쳤다’는 기상청의 예보가 크게 빗나가 8일 오전 제주 전역에 기습적인 폭설이 쏟아지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제주도 재난당국도 기상청 예보만을 믿고 비상근무체제를 모두 해제하면서 제때 대응에 나서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날 오전 7시30분을 기해 제주 산간과 남부, 북부지역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했고, 오전 8시를 기해 대설주의보를 제주 전역으로 확대했다.

 

이날 아침 쏟아진 폭설로 오전 9시까지 제주시 아라동에 50.3㎝를 비롯해 유수암 36㎝, 제주 13㎝, 서산 5.5㎝, 서귀포 8㎝ 등 많은 눈이 쌓였다.

 

이번 폭설은 제주도 서쪽 해상에서 발생한 저기압이 제주 남쪽 해상의 따뜻한 공기를 끌어오는 과정에서 제주 상공에 머물고 있는 찬 공기와 만나며 눈구름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눈이 그칠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와는 다르게 이른 아침부터 쏟아진 기습적 폭설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시민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특히 대설특보가 발효되기 전 많은 시민들이 출근길에 나서면서 앞선 폭설 때에 비해 많은 차량들이 도로위로 쏟아져 나와 심각한 출근길 대란이 펼쳐졌다.

 

제주시 이도2동의 한 삼거리에서는 오전 7시께 내리막길을 내려오던 차량 10여대가 잇따라 눈길에 미끄러져 연쇄 충돌하는 등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27건의 교통·낙상사고가 발생했다.

 

서귀포시에서 제주시로 출근하는 차량이 몰리는 평화로에는 한라대 입구 사거리에서 무수천 사거리까지 심각한 차량 정체가 빚어지며 일대 교통이 2시간 넘게 마비됐다.

 

버스정류장에는 눈길 운전을 포기한 시민들로 북적였지만 갑작스런 폭설로 노선을 변경하는 차량이 잇따른 데다 제주도의 뒤늦은 대처로 임시편 버스 투입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만원 버스가 속출, 시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한정현씨(67·여)는 “오는 버스마다 만원이라며 뒤에 오는 차를 타라고 하는데 그런 식으로 30분 동안 4대나 그냥 지나갔다”며 “이런 상황인데도 제주도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버스를 타라고 하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동안 폭설로 인해 미뤄진 스케줄을 해결하려 했던 시민들도 빗나간 기상청 예보에 한숨을 쉬었다.

 

제주시지역 모 주택공사현장 관리자는 “오늘 눈이 그친다고 해서 전날 인부들에게 연락했는데 아침부터 이렇게 눈이 쏟아져서 결국 취소시켰다”고 말했다.

 

제주시에 거주하는 강모씨(59·여)는 “오늘 눈이 그친다고 해서 병원에 검진 예약을 했는데 이렇게 눈이 쏟아져서야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데리고 병원에 갈 수 있겠느냐”며 “약도 떨어져 가는데 큰일”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번 폭설은 8일 밤늦게까지 산간에 5~10㎝ 해안지역은 남·동부를 중심으로 3~8㎝ 더 내린 후 그치겠으며, 주말에는 기온이 서서히 올라 평년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요일인 11일에는 찬 대류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찬 공기와 눈구름이 제주로 유입, 눈 날씨가 다시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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