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왜 4·3의 상징 됐나’
동백꽃이 4·3의 상징이 된 것은 1992년부터 시작됐다. 그해 강요배 화백이 그린 4·3기록화 ‘동백꽃 지다’는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각종 기관과 단체에서 발행한 4·3 관련 자료집마다 그의 그림이 인용됐고, 2008년 개관한 제주4·3평화기념관 전시물에도 이 그림이 내걸렸다.
동백은 제주사람들에게 처절함과 피어린 슬픔의 자화상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런데 제주에서는 예로부터 동백꽃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꽃잎이 한 잎 두 잎 바람에 흩날리며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상태에서 뚝 떨어지는 꽃송이에서 목이 잘리는 불길한 모습을 연상했던 것이다.
심지어 동백나무를 심으면 도둑이 든다는 속설까지 전해져 집 안에 잘 심지 않았다.
하지만 동백은 찬바람을 맞으며 빨간색의 꽃을 피워내 강렬한 이미지를 전해주고 있다. 꽃송이는 하루아침에 뚝 떨어지면서 장렬함을 상징하고 있다.
동백꽃은 4·3의 영혼들이 붉은 동백꽃처럼 차가운 땅으로 소리 없이 쓰러져갔다는 의미를 내포하면서 4·3의 상징으로 떠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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