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술 램프
요술 램프
  • 제주신보
  • 승인 2018.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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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방영 제주한라대학교 교수 관광영어학과 논설위원

주변에서 비트코인 투자로 큰돈을 벌었다는 말을 들을 때는 자신의 정상 소득이 초라해지고, 혼자만 뒤떨어져 구식으로 사는 듯했다. 요즘은 그런 투자로 돈을 잃고 죽는 사람도 나오니 가상화폐가 도대체 무엇인가 궁금증이 더 커졌다. 정부가 ‘국가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면이 없고, 개인에게 금전적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거래 형태’라고 규제에 나서자, 여러 양상이 벌어졌지만, 가상화폐의 매력은 다 사라지지 않고, 당장은 내려도 결국 오를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듯하다.

가상화폐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가상게임에서 돈처럼 쓰이는 것이며, 알기 쉬운 결제시스템으로 온라인 콘텐츠 제공 업체가 이용자에게 주는 마일리지 등이 있다. 그런데 이런 사이버 세상의 가상화폐가 거기에 참여하는 사람들끼리 믿음이 기반이 되어서 실제 세상의 통화로 환원된다. 그래서 새로운 가상화폐로 빠른 이익을 얻으려는 시도가 그 동안 광풍을 일으켰다.

이제 귀에 익숙해진 투자대상 가상화폐를 찾아보면, ‘암호화된 화폐이며, 화폐의 생산주체 없이 공식을 사용하여 새로운 코인을 생성하고, 정부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일반 화폐와 달리 고안한 사람이 정한 규칙을 따르고,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유통 된다’ 등등의 설명이 나온다,

또 암호화폐는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에 저장, 도난ㆍ분실 가능성이 적고, 개인들 간의 자유로운 금융거래를 가능하게 하며,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여러 사용자들의 서버에 분산 저장되는 거래장부 등 안전한 측면이 있지만, 거래의 비밀 보장성으로 인해 마약 거래, 도박, 비자금 조성을 위한 돈세탁, 탈세수단, 또는 해외 서버 전자메일이나 클라우드를 이용해서 거금을 옮기는 수단이 되어서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한다.

물질 자체만으로 가치를 지니는 금화나 은화가 아니면, 모든 화폐는 신용할 수 있는 집단의 보증으로 가치를 지닌다. 일반 화폐는 중앙 화폐 시스템이 기획하고 통제하며 책임을 진다. 그러나 암호화폐는 자율조직과 신기술 개념에서 나와서 통제수단이 없어 법적 화폐도 아니며, 책임 소재도 모호하다.

빌 게이츠는 ‘물리적 접촉 없이 큰 거래를 쉽게 할 수 있는 가상화폐’의 장점을 높이 사고, 워런 버핏은 ‘비트코인은 가치창출 가능한 자산이 아니’라고 했다. 또 ‘지금의 암호화폐들은 새로운 유형의 미래화폐들이 등장하면서 모두 가치를 잃게 될 것이다, 내재적 가치의 부재로 현행 암호화폐들은 거래가 거의 끊길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반면 ‘기술 진보로 거래시간이 더욱 짧아지고, 금융 당국이 암호화폐 거래 사이트를 인정하며, 기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도 있다.

이런 상반되는 견해 사이에서 미래를 생각해 보면 먼저 지구 오염을 막고 환경을 지키면서 화폐 유통을 유지할 수 있는 전자화폐의 장점은 살아남을 것이다. 미래의 화폐시스템은 전자화되어서 인간 사회에서 현금이 영영 사라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고, 암호화폐를 채굴하며 컴퓨터들이 막대한 전력을 낭비하는 현상은 머지않아 막을 내려야 할 것이다. 또 불록체인 기술은 전 세계의 자금 유통을 정확하게 밝히므로 금전적 비리를 종식시키는데 이용될 수 있어서 긍정적이다.

어찌되었든 암호화폐 투자는 게임을 즐기는 배짱 두둑한 사람들이라면 모를까, 돈 집어넣고 노심초사 잠 못 이룰 사람이 할 것은 아니다. 원하는 것을 가져다주는 요술 램프, 우리들은 모두 램프의 꿈을 갖고 있을까. 가상세계에서 이런 꿈이 진정 이뤄지려면, 우리 몸 자체가 물질을 이탈해서 에너지 같은 존재로 바뀌어 가상세계로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동화 속 램프의 요정이 소원을 들어 줄 때 마다, 지구 어느 쪽에서는 집과 재물이 없어지며 재앙이 발생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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