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적십자회비 모금 참여도가 여러 해 동안 저조하다고 한다. 올해는 최근 2개월 새 모금운동을 벌여 8억9200만원을 모았지만 목표액 10억5000만원의 85% 수준에 머물렀다. 이로써 5년 연속 적십자회비 모금 목표달성에 실패한 것이라 한다. 각종 구호에 나서는 적십자활동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질까 걱정이다.

대한적십자사 제주지사에 따르면 개인이나 기업들이 기부하는 적십자 특별회비는 지난해보다 1억4000만원이 많은 4억2200만원이 모였다. 아직까지 도민들의 나눔정신이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지로 모금은 해가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여서 딱한 노릇이다. 최근 3년간 납부율은 2016년 27%(7억4000만원)에서 지난해에는 23%(6억8000만원), 올해 16%(4억7000만원)로 해마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적십자사의 대대적인 홍보에도 이처럼 모금실적이 낮은 건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경제불황과 실업난 등으로 고통 받는 마당에 ‘어금니 아빠’ 사건 등으로 기부 불신이 확산된 탓이 크다. 거기에다 지로용지를 통한 반강제적 성격의 모금에 대한 도민들의 불만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기부방식의 변화와 대안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주지하다시피 적십자운동은 각종 재해로 인해 절망에 빠진 사람들과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인도주의 실천운동이다. 국적과 인종, 종교와 사상을 초월해 인류의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 평화유지 조성 등에 앞장서는 박애주의 운동인 것이다.

사실 적십자회비는 법적 의무사항이 아닌 자발적 기부금이다. 개인에게 권장하는 회비는 1만원으로 그리 큰 부담은 아니다. 그런 성금이 고난에 처한 이웃들과 해외난민 등에게 희망의 빛이 된다고 생각해보자. 또 유사시 우리 자신이 적십자사의 도움을 받을지 모를 일 아닌가. 많은 이들이 모금에 참여할수록 그 가치가 돋보일 터다.

적십자회비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모금 방식에 합리성이 결여되면 정당성을 잃게 된다. 자발적 참여로 모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해 그 효율을 높여야 할 것이다. 앞서 ‘희망 2017 나눔캠페인’에서 모금 목표를 훌쩍 넘겨 사랑의온도탑을 펄펄 끓게 했던 도민들이다. 어려운 이들을 위한 온정 나눔에 적극적 참여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