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증후군은 화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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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영 경희미르한의원 한의사

온 국민의 대행사인 설날, 구정 연휴가 끝났다. 명절 때 가족들이 만나서 반갑고 좋은 시간이었겠지만, 명절증후군에 시달리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요즘은 시대가 많이 변해서 연휴 때 놀러가는 사람들도 많아졌지만 아무래도 한국문화의 특성상 다같이 모여서 차례를 지내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아마도 오랜 시간을 이동해야 할 수도 있고, 음식을 만드는 데도 많은 노동력이 들어갈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서로의 대화에도 민감하게 신경을 써야 할 터이기에 명절증후군이 많이 발생한다.


명절증후군은 엄밀히 말하면 의학적 용어는 아니다. 명절과 관련해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서 생기는 여러 가지 불편한 증상들에 대해서 지칭하는 말이다. 신체적 정신적 증상이 모두 동반되며 명절과 관련된 문화적 특성상 보통 여성분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두통, 소화불량, 아주 심한 피로감,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라던지 목구멍에 무언가 걸려서 안 내려가는 느낌이 있을 수도 있다.

 

심하면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하혈을 한다던지 숨이 차거나 호흡이 불편하기도 하다. 여러 가지로 불편하다 보니 신경도 아주 예민해 지게 되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좀 더 큰 병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여성들 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명절에 대한 스트레스라던지, 많은 사람들이 모였을 때 느끼는 압박감 등으로 인해 여러 가지 비슷한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들을 화병으로 본다. 화병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상태를 말하는데, 억울하고 답답한 감정이 주된 원인이 된다. 그 감정이 몸 상태에 영향을 미쳐서 다양한 증상들이 만들어진다. 한의학에서는 가슴에 뭉친 화가 풀리고 소모된 에너지를 채우는 한약을 투여하는 방법으로 주로 치료하며, 일시적으로 기운이 울체된 부분들은 침치료도 아주 도움이 된다.


똑같은 말에도 느끼는 감정이 다르듯이, 사람마다 같은 자극에 대해서도 몸과 마음이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다. 고생 별로 안 한 사람인 갓 같아서 그까짓 게 뭐가 힘드냐고 하는 것은 억울한 감정이 들어서 병이 깊어진다.

 

힘들게 일했지만 잘 참는 것 같은 사람에게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안 좋다. 서로의 감정을 배려하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좋다. 화병이라는 것은 감정적인 요인으로 인한 것이 아주 크기 때문에, 가족구성원들이 모두 공평하게 일을 분담하고 서로에게 좋은 말만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명절이 지난 후에는 목 어깨 뭉친 부분이나 허리 아픈 증상 등을 잘 치료해서 불편감이 오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스트레칭이나 반신욕 등으로 근육을 풀어주고, 필요하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아서 큰 병으로 발전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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