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협회 보조금 방만 집행에 농민 '된서리'
양봉협회 보조금 방만 집행에 농민 '된서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양봉협회 제주시지부, 인공벌집 구입비 차액 운영기금으로 쓰려다 들통
제주시, 지원 사업 전면 취소·감사 진행…농가, 100% 자부담해야 할 처지

도내 양봉농가에 대한 보조금 지원사업과 관련 양봉협회 제주시지부가 편법으로 보조금을 집행하려다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놓여 애꿎은 농가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


19일 제주시에 따르면 제주시는 ㈔한국양봉협회 제주시지부를 통해 지역 양봉농가에 화분과 화분떡(꿀벌 영양제), 전면소초광(인공벌집) 등의 구입비용을 지원하는 종봉생산개량 및 전면소초광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총 2억6666만원 규모로 제주시가 전면소초광 등의 구매비용 중 60%(1억6000만원)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현재 화분은 143농가, 소초광은 140농가에 보급된 상태이다.


양봉협회 제주시지회는 소초광을 1장당 2500원에 공급업체와 계약했지만 한·중 FTA 체결로 관세가 인하되며, 가격은 2100원까지 떨어졌다.


이로 인해 총 2740만원 가량의 차액이 발생했다.


하지만 양봉협회 제주시지부는 구입비용이 줄어든 사실을 회원들에게 공지하지 않았고, 제주시에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차액을 지부운영기금으로 조성하려고 했다.


사업비가 집행되기 전에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제주시는 올해 지원사업을 전면 취소키로 했다.


이에 따라 구매비용을 농가가 전액 부담해야 하는 등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내 양봉 농가 A씨는 “전국 어디에도 지원사업을 양봉협회에 맞기는 경우는 없다”며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그간 진행해 온 사업들에 대한 조사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양봉 농가 B씨는 “갑자기 지원사업이 취소돼 막막하다”며 “사전에 이런 사실을 회원들에게 알렸으면 농가들이 피해를 입을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제주시는 올해 지원사업을 취소하고 양봉협회 제주시지부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감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그동안 양봉협회 제주시지부가 진행한 지원사업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양봉협회 제주시지부 관계자는 “계약체결 이후 관세가 인하돼 차액 발생한 것으로 지난 18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이 부분은 물품을 구매해 농가에 추가로 보급하기로 결정했다”며 “지원사업이 취소된다면 영세 양봉 농가들이 피해를 입을 우려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