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야 할 철학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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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제주국제대 교양학부 교수

가족들이 오손도손 모여 앉아 식사를 하면서 어른들이 자녀들에게 잘못된 점을 지적하기도 하고, 착한 일에 대하여는 칭찬하며 생활의 지혜 등을 들려주던 밥상머리교육은 이미 옛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학교 교육이 지식위주의 교육이라면 가정 교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밥상머리교육은 인성 교육인 셈인데, 부모와 자녀들이 대화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모든 교육의 출발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인성 교육이 지식 교육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정 교육을 책임져야 할 부모들은 무책임 하게도 가정교육과 학교 교육을 구별하려 하지 않는다. 예의 없거나 말썽 부리는 학생들을 볼 때면 학교 교육의 탓으로 돌리려는 학부모들은 불만에 앞서 스스로를 뒤돌아 볼 수 있어야 한다.

며칠 전 성범죄 혐의로 구속된 모 부장검사, 여검사에 대한 성희롱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모 검사, 막말 판사로 알려진 몇몇 법조인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어렵다는 사법고시를 통과한 사람들이지만 인성이 부족한 사람들이다. 일부 법조인들의 잘못으로 많은 법조인들이 수난을 겪고 있지만 인간의 잘잘못을 판단해야 할 법조인이라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정의롭고, 정직하며, 올바른 정서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오늘도 저울을 들고 있는 ‘정의의 여신상’이 법조인들에게 공평한 법 집행을 당부하며 대법원을 지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의 교육에도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지금까지 시험선수(?)를 양성했던 암기식 입시교육에서 벗어나 올바른 사고력을 가질 수 있는 인성 교육이 절실한 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편안한 분위기에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도록 교사들에게 용기를 주어야 한다. 학교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간섭은 교사들을 경직되게 하며, 사무적인 사제관계가 되어 학생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주지 못한다. 그리고 지금 시행하고 있는 실적 위주의 형식적인 봉사 활동이나 책에 의존하는 윤리교육에서 벗어나 체험을 통하여 인간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의 학교 교육은 지식 교육에 치중하면서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국가 경제에 커다란 성과를 가져온 것은 분명하지만 인성 교육에 대한 외면으로 정치, 사회에 대한 불신과 불만과 같은 부작용을 낳게 하였다.

이러한 부작용은 정치, 경제, 사회에서 힘 또는 권력을 가지고 있는 계층의 그릇된 사고와 인성에서 비롯된 문제들이다.

1인당 GDP, 기대수명, 사회적 지지, 신뢰와 투명성, 권리, 관대함 등 6가지의 항목으로 조사된 2017년 세계행복지수에서 우리나라는 155개 나라 중 56위로서 하위권의 국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7년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세계 11위로서 상위권임에도 불구하고 행복지수가 하위권이라는 점은 물질과 행복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며 국민들이 불평, 불만이 없는 행복한 사회가 되기에는 아직 미흡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행복지수 상위권의 나라들은 1인당 GDP도 높지만 특히, 신뢰와 투명한 사회를 이루고 있는 나라들이며, 몇 년 전에는 1인당 GDP는 매우 낮아 가난한 나라이지만 청렴성이 뛰어난 나라들이 행복지수 상위권에 오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인성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만일, 교육제도의 변화가 없다하여도 우리 스스로 가정 교육에 소홀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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