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가을…시어로 건져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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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가을 한 잎/한희정 지음

‘이력 한줄 보태기 위해//이 길을 걷고 있나//십이월 노루꼬리//그림자도 잘린 오후//바스락,//사람주나무//폐지 한 장 더 얹네.//’(시 ‘계약직’ 중)


한희정 시인이 시집 ‘도시의 가을 한 잎’을 발간했다. 현대 시조 100인 선 89에 선정된 시집으로 작가의 첫 ‘시선집’이다.


제1부 동백꽃 서설, 제2부 폭설의 아침, 제3부 주행일지, 제4부 신기루 도시로 구성됐다.


‘살암 시민 살아진다.’ 작가의 할머니는 이 말씀이 삶의 화두처럼 늘 되뇌었다고 한다. 제주의 4월 이야기, 4·3은 어느 집이고 비켜가지 않는다. 4·3의 광풍으로 할아버지를 먼저 보낸 할머니는 거친 억새밭을 맨발로 다닐 만큼 질곡의 삶을 살았다고 한다.


할머니의 숨결로 지내온 일년 반은 지나온 시간과 함께 작가의 삶을 반추하고 시인의 길로 함께할 기억의 창고라고 전달하고 있다.


작가는 자전적 시론을 통해 “시선집을 낼 만큼 거둬들인 것이 없어 요란 떠는 건 아닌지 조심스러웠다”면서 “그러나 시선집을 통해 내 문학적 행보에 한 매듭을 짓는 중간 결과물이라 여기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의 성장 배경과 기억의 편린들, 그리고 모든 경험은 내 문학의 바탕이 되고 시적 소재를 제공해 문학의 공간안에서 어우러져 작가로서의 삶이 더 성숙하게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시인은 무한히 펼쳐진 바다를 통해 사고를 확장하고, 사계절의 아름다운 한라산을 보며 다각도의 인식을 갖게 됐고, 피고 지는 들꽃들의 몸짓을 보며 표현의 정갈함을 익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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