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칠십리 女 바둑팀,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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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탐라지(耽羅誌)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제주도 읍지이다. 제주목사를 역임했던 이원진이 1653년에 펴냈다. 거기엔 ‘서귀포는 조선시대 정의현청이 있던 표선면 성읍마을에서 서귀포 포구까지 서쪽 70리에 있다’고 서술돼 있다. 서귀포칠십리(西歸浦七十里)의 유래다.

이후 일제강점기에 ‘서귀포칠십리’란 가요가 유행하면서 대중적으로 퍼지게 됐다. 그런 과정을 통해 단순한 거리 개념이 아니라 ‘서귀포의 뿌리와 정서, 이미지’를 함축하는 개념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이제는 서귀포의 아름다움과 신비경을 대변하는 별칭으로, 서귀포시민들의 이상향이 됐다.

▲바둑은 머리로 겨루는 두뇌 스포츠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인성을 키우고 정서를 함양하는데 이만한 스포츠가 없다. 그간 우리 바둑은 세계 최고의 실력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여 왔다. 특히 지난해 세계 여자바둑계는 한국 기사들의 독무대였다.

한국 여자 바둑이 천태산ㆍ농상은행배와 황룡사ㆍ정단과기배, 국제엘리트 마인드게임스 단체전에서 잇따라 세계 정상에 오른 거다. 개인전에선 최정 9단이 명월산배와 궁륭산병성배를 제패해 ‘세계바둑 여제’로 등극했다. 그 요인이 여러 가지 있지만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시행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한데 여자바둑리그에 4년째 출전하며 국내 바둑 팬들에게 서귀포를 널리 알리는 바둑팀이 있다. 서귀포시와 제주新보가 공동으로 창단한 ‘서귀포칠십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제주도개발공사와 해양종합건설이 협찬하고 있는 ‘서귀포칠십리’는 이지현 감독과 4명의 선수로 구성돼 있다.

선수진 면면은 꽤나 알차다. 주장인 오정아 3단은 ‘서귀포의 바둑 여신’ 으로 자타공인 국내 여자바둑 고수이다. 2주전 조승아 초단은 신진 강자로 2017년 바둑리그에서 맹활약했다. 3주전 김경은 초단은 국내 최연소 여류 기사이자 바둑 영재로 유명하다. 최초의 오누이 기사인 김수진 5단은 외국인 킬러로 만만치 않은 실력 소유자이다.

▲‘바둑꽃들의 전쟁’ 2018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가 지난 22일 밤 개막전을 시작으로 4개월간의 장정에 돌입했다. ‘서귀포칠십리’는 1라운드 제3경기에서 승전고를 울리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24일 ‘부안 곰소소금’을 3대 0으로 꺾으며 시즌 첫 완봉승을 거둔 게다.

무엇보다 김경은 초단은 리그 데뷔전에서 최연소 승리를 기록하며 팀에 기쁨을 더했다. 첫 출발부터 심상치 않은 기세다. 그래서일까. 올해는 뭔가 확실히 일을 낼 것 같은 느낌이다. 도내 바둑팬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서귀포칠십리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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