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수돗물, 매년 600억어치 줄줄 샌다
제주 수돗물, 매년 600억어치 줄줄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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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수돗물이 허투루 낭비되는 일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환경부 통계에서 드러난 제주지역 상수도 운영 실태는 충격이다. ‘2016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중간에 새나가는 물이 연간 6300만t에 달한다. 누수율도 41.1%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누수율이 가장 낮은 서울 2.3%에 비해 18배나 많은 수치다. 이로 인해 연간 600억원 상당의 수돗물이 땅속으로 버려지고 있다니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반대 개념인 유수율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45.7%에 그쳤다. 유수율은 수돗물 중 요금으로 징수되는 수량을 뜻한다. 전국 평균 유수율 84.8%와 비교하면 제주는 절반 수준에 머문다. 수돗물 생산원가 역시 t당 941원으로 전국평균 867원에 비해 훨씬 웃돌았다. 이 모두가 상수관의 노후화와 땜질 보수 탓이 크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도민 1인당 상수도 사용량은 305ℓ로 전국평균 287ℓ보다 많았다. 앞서 지난해 1일 수돗물 사용량이 시설용량의 92%인 44만t에 이른다는 보고가 나왔다. 상수도 수요가 해마다 늘면서 안정적 식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는 의미다.

이런 저런 상황에 비춰 보면 근래 제주도 수자원 행정의 난맥상이 여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대표적인 게 2015년까지 도내 상수도 유수율을 76.9%로 조작해 발표한 거다. 실제 유수율보다 31% 가량 부풀린 수치다. 42%인 누수율도 14.8%로 속였다. 허무맹랑한 수치로 도민들을 기만해 왔기에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들어 물 부족 조짐을 보이는 빨간색 경고등이 잇따르는 마당이다. 지하수 수위가 관측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거나 연간 강수량이 태부족해 봄 가뭄이 우려된다는 예측 등이 그것이다. 제주의 물 부족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로 볼 때 물 문제는 최우선 다뤄야 할 현안 중의 현안이다. 다행스런 건 제주도가 지난 1월 한국수자원공사와 협약을 맺고 새는 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는 거다. 향후 5년간 유수율을 75%까지 끌어올린다고 한다. 누수 관리를 과학적으로 접근하겠다는 뜻이다. 그 못지않게 지표수와 용천수를 활용하는 양적 확보와 절수시책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이 모두 도민사회 역량을 모으는 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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