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에 우연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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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국, 제주테크노파크 행정지원실장/논설위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대한민국 최초로 지난달 9일부터 17여 일의 일정으로 평창에서 막을 올렸다.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지구촌 전체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됐고, 가지각색의 에피소드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 많은 감동의 드라마가 연출돼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역대 최다 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7위라는 성적을 거두었으며, 국위를 선양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준 올림픽이었고, 매스컴에서는 연일 찬사가 쏟아졌다. 특히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 아이스하키팀에서 남북단일팀을 한국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구성해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본연의 정신을 드높였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국민들은 수혜를 보았다고 할 수 있고, 대한민국의 전사들은 충분히 감사와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하겠다. 필자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극찬과 함께 존경과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동계올림픽 종목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고 낯설은 종목이 많다. 대부분이 구조나 기능을 모르는 장비를 사용하는 운동이기도 하고, 눈이 많이 오는 북부 유럽이나 북미지역이 강세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상황이기에 동계 스포츠 불모지인 대한민국의 선전(善戰)은 값지고 의미있는 것이다.

한편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아쉬움도 많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여자 스피드 팀추월 경기에서는 소위 ‘왕따 주행 논란’이 오점(汚點)이란 지적도 있었고, 올림픽 진행 초반에 자원봉사자에 대한 푸대접 논란도 있었다. 특히나 남북단일팀 구성과 관련한 해프닝도 있었고, 북한 대표단의 방남(訪南)에 대한 정치적 대립 등은 앞으로도 갈등의 불씨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세간의 평(評)은 뒤로 하고, 필자 나름의 평가를 해보겠다. 일본 에도시대 검객인 미야모토 무사시(宮本 武藏)는 “1000일의 연습을 단(緞)이라 하고, 1만일의 연습을 련(鍊)이라 한다. 이 ‘단련(鍛練)’이 있고서야 비로소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라는 말로 유명하다.

우리는 ‘단련’이라는 표현을 너무나 쉽게 써왔던 게 아닌가 싶다. 1000, 1만일의 연습을 실행하기조차 어려운 일이지만, 이런 단련이 있어야 비로소 경기에 나아갈 수 있고, 승리를 겨우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은 1000일, 1만일의 연습은 물론 경기에도 임하였기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은 그 자체로서도 대단한 업적을 이룬 것이며, 그 업적에 충분히 감사와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결과 위주의 판단과 평가에 익숙해 왔기에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게 격려와 위로를 보냄에 인색한 것도 사실이다. 4년에 한 번 개최되는 올림픽이기에 결과보다는 과정에 대한 평가가 더욱 중요한 지표가 되어야 할 것이며, 전 세계인이 올림픽에 열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자문(自問)해 본다.

과정의 중요함은 비단 스포츠 경기만이 아닐 것이다. 대학진학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 취업을 하기 위한 과정, 직장에서 일을 처리하는 과정, 승진이나 보다 나은 지위를 얻기 위한 과정, 대의적으로 민주화를 실천해 가는 과정 등 인생 전반에 걸쳐 모든 것은 과정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과정 없는 결과나 목표 달성은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다. 승리에 우연이란 없는 것이고, 그러하기에 결과에 승복하는 것은 필연이라 하겠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출전한 선수들에게는 메달을 안겨주었고, 선수들의 기쁨과 자부심은 우리에게 희망과 긍지를 선사했다. 필연적 결과를 만들기까지 각고의 노력과 피와 땀을 흘린 모든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평창올림픽의 선물은 메달과 기쁨만이 아님을 되새겨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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