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제주민심을 잡아야 대권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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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은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나 인구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내외에 지나지 않는 작은 곳이다.

행정자치부 잠정 집계 결과 제17대 대통령 선거에 투표할 선거인수에서도 제주지역은 41만 4216명으로 전국(3767만 1149명)의 1.1%에 불과하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 선거마다 제주지역은 전략적인 요충지로 꼽혀왔다. 전체 투표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크지 않지만 영·호남으로 갈리는 지역구도가 뚜렷한 한국 정치 지형에서 충청권과 더불어 ‘상수’가 아닌 ‘변수’의 기능을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지역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히 막판에 1∼2% 포인트 다툼으로 종결돼 온 과거 대선의 특성을 감안하면 그 중요성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역대 대선때마다 제주지역 1위 득표자가 대선에서 승리해 전국 민심의 척도가 돼왔는 게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1987년 직선제 부활 이후 실시된 대선 때마다 각 후보 순위와 득표율이 전국과 정확하게 일치, 전국정치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13대 대선때 노태우 민정당 후보를 시작으로 14대 김영삼 민자당 후보, 15대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 16대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제주에서 1위를 기록하며 각각 대통령에 당선된 바 있다.

13대 대선의 경우 노태우 민정당 후보는 제주에서 49.8%의 지지도를 획득하며 야권의 양김(金)후보를 제쳤다. 14대에는 김영삼 민자당 후보가 40%의 득표율을 얻어 32.9%에 그친 김대중 민주당 후보를 물리쳤다.

15대 대선에서는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가 40.6%의 지지를 받아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36.6%)를 따돌렸다. 16대 때는 56.1%를 얻은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39.9%를 득표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눌러 제주가 전국 민의를 대변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제주지역은 탈지역주의와 도시화의 균형감각을 보유하고 있다.

영남·호남 등 지역주의로부터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서울과 한 시간 거리로 소통이 가능해 도시화 성향이 강하다.

대선 후보와 직접적인 연고가 없어 지역구도에서 자유롭고 유권자 성향도 특정정당에 대한 쏠림 현상이 적어 인물에 대한 투표를 하는 독특한 지역색을 띠고 있다.

대선이 1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후보들간 후보 단일화, 후보와 유력 인사들의 연대가 가속화되면서 대선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이에 따라 막판 지지표 결집 양상을 보이기 시작할 경우 제주지역은 여전히 선거 구도를 가르는 ‘키포인트’ 중의 하나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 대선에서도 ‘제주 1위가 전국 1위’라는 등식이 다시 성립되리라 믿는다.

이렇다보니 각 대선후보 진영은 ‘제주에서 이겨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절체절명 속에 너 나 할 것 없이 분홍빛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거나 준비하고 있다.

도 전역 면세화, 남북정상회담 제주개최, 역외금융센터 건립, 제2공항 건설, 특별자치권 보장, 유엔기구 제주유치, 동북아 평화군축센터 설치, 특별자치도 헌법적 지위 확보 등 제주를 특별 대우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도민들의 눈과 귀는 온통 후보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대선풍향계’ 역할을 해 온 제주민심은 어떤 선택을 할까. 결정의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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