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이탈 2
유체이탈 2
  • 제주신보
  • 승인 201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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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영혼은 몸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감싸고 있다는 의구심을 가져본다. 마치 흩어져있던 것들이 한곳에 모이듯 일순간 이뤄진다. 가위눌림을 경험해보면 그 시기와 때를 알 수 있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명상을 끝낼 무렵 낯설지 않은 현상이 찾아왔다. 어디로 가야 하나 하는 고민은 이내 사라지고 흙먼지 속에 손을 젓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주변을 돌아보니 광활한 땅에 수많은 군사들의 함성과 말들이 뛰어다니는 장면이 보였다. 그들은 싸움에서 큰 승리를 거둔 후 뿌듯함에 취하는 중이었다. 눈에 들어온 것은 책에서 읽고 상상으로 그렸던 삼국시대 관우, 장비 그리고 조자룡의 실체가 보였다. 2m 이상의 신장에 건장한 체격은 한 시대를 역사한 장군의 늠름함 이상이었다. 다가가서 당신들은 후대에 신으로 추앙받는 인물들입니다 하니 좋아 보이는 미소로 축하 자리에 동참을 권했다. 떨리고 흥분되는 긴장은 잠시 이내 그들의 잔치에 함께 어울렸다.

얼마간 시간을 보낸 후 멀지 않은 곳에서 당시 서민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었는데 어수선한 분위기에도 자신들의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시끄러운 소리에 이끌려 어떤 장소에 도착하니 철저한 몸수색을 거친 후에 입장을 허락했는데 그곳은 도박장이었다. 꽤 넓은 규모였고 동굴이 연상되기도 했다. 술을 마시는 곳은 따로 있었고 화폐나 동전이 아닌 종이를 주고받았으며 어떤 표시에 의해 가치를 정하고 있었다. 일부는 잎으로 보이는 것을 태우고 있었는데 향기를 코로 마신 후 환각 상태를 유지한 채 혼자만의 즐거움에 빠져 벽을 기댄 채 알듯 모를 듯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늦은 여름철이었으나 논, 밭에는 일꾼이 없어 먹고 마시는 유흥에만 몰려 있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전쟁의 불안감은 찾아볼 수 없었고 삶의 일부처럼 당연시 여겼다.

특별한 것은 적과 싸우다가 불구가 된 이들을 극진히 대접했으며 어디서나 우선순위를 주었다. 누구라도 한발 양보해 줄 수 없는 것에 미안함과 혀 차는 소리에 동정이 아닌 진심을 보탰고 차가운 음식이라도 내주지 못하는 형편이면 물이라도 떠 먹여주는 정성은 고개 가끄떡여지는 감동을 불러냈다. 중국에 가보거나 관광객들을 대할 때 목소리 높이며 지기 싫어하는 근성은 세월 변화에도 그대로인 거 같아 당시를 떠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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