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시본’의 활약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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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사회2부장
남태평양의 작은 무인도 ‘헨더슨 섬(Henderson Island)’은 뛰어난 경관과 함께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받아 1988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그런데 29년이 지난 지난해 헨더슨 섬을 찾은 두 명의 해양학자들에 의해 이 섬이 무려 380만개에 육박하는 쓰레기로 뒤덮여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 해양·남극연구소의 제니퍼 래버스와 영국 조류보호협회 보존과학센터 알렉산더 본드에 의해 확인된 이 섬의 실태는 지난해 4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고 같은 해 5월 영국의 유력 매체인 ‘가디언지’에 보도되면서 전세계에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 섬에서 발견된 쓰레기의 99.8%는 플라스틱이었다. 무게로 치면 17.6t에 달했다.

플라스틱 파편의 약 68%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만큼 작았다.

과학자들은 이 섬에서 병뚜껑이나 화장품 용기를 짊어지고 사는 소라게 수백 마리도 발견했다.

헨더스 섬은 유네스코 홈페이지에 ‘약 37㎢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산호초 갯벌 생태계가 보존된 세계에서 가장 좋은 사례 중 하나로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는 보석’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이들 두 학자에 의해 심각하게 오염된 사실이 드러났다.

2007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제주화산섬’도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1인당 1일 평균 쓰레기 배출량이 서귀포시의 경우 2.28㎏으로 전국 최고치를 보인 가운데 제주시도 1.74㎏으로 전국 상위권에 들었다.

쓰레기 발생량이 늘면서 서귀포시 색달매립장의 경우 당장 내년 2월이면 만적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당초 2034년까지 매립이 가능할 것이라는 행정당국의 예측이 완전히 빗나갔다.

제주에 살겠다는 귀농·귀촌인과 더불어 매년 증가하는 관광객들로 인해 쓰레기 처리에 따른 시민들의 부담도 늘고 있다.

이처럼 쓰레기 문제가 제주섬이 당면한 최대 현안 중 하나로 떠오른 가운데 2018년은 서귀포시지역 각급 기관·단체 대표들이 참여해 2016년 10월 31일 출범한 ‘쓰레기 줄이기 시민실천 운동본부’(이하 쓰시본)의 활약이 기대되는 해다.

이장연합회, 통장연합회, 노인회, 연합청년회, 여성단체협의회, 새마을부녀회, 서귀포농협, 감협, 축협, ㈔서귀포시 관광협의회, 서귀포시 향토오일시장상인회 등 36개 단체 관계자 38명이 참여한 쓰시본은 지난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서귀포시가 추진하는 쓰레기 줄이기 시책의 구심점 역할을 해 왔다.

스티로폼을 압축해 매립장에 반입할 경우 처리 단가가 1t 당 63만원에서 4만6620원으로 조정된 것도 쓰시본의 제안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 폐기물관리 조례가 개정된 데 따른 것이다.

편의점과 마트 등을 돌며 검은 봉투 사용 안하기 운동을 펼친 결과 검은 봉투 배출량이 1년 새 50% 감소했다.

쓰시본에 의해 시작된 마을과 장례식장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종이컵 안 쓰기 운동도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

쓰시본의 활약에 힘입어 서귀포시에서 나오는 쓰레기도 1일 평균 1t 감소(2017년 기준)했다.

올해도 ‘세계의 보물섬’인 제주를 지키기 위한 쓰시본의 활동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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