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3의 아픔을 딛고 ‘평화·인권의 공간’으로 거듭나다
(4)4·3의 아픔을 딛고 ‘평화·인권의 공간’으로 거듭나다
  • 제주신보
  • 승인 2018.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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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특별법 제정 후 건립 사업 ‘박차
전체 면적 39만㎡…592억원 투입
2008년 문 열어 위령성지로 ‘우뚝’
유해 안치 이어 행방불명 표석 설치
세계인이 찾는 추모공원으로 거듭
▲ 4·3당시 3429명의 행방불명인에 대한 표석이 4·3평화공원에 설치됐다. 위령단 동상은 무고한 양민들이 형무소로 끌려가는 장면을 형상화했다.

제주4·3사건은 한국 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가장 컸던 비극적인 사건이다.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만 명의 주민이 군·경에 의해 희생당했다.

 

젊은 남성을 비롯해 어린이, 노인, 여성 등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무차별적으로 학살이 이뤄졌다.

 

또 정방폭포, 성산일출봉, 함덕·표선해수욕장 등 주요 관광지뿐만 아니라 제주도 전역이 희생자의 무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4·3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화해와 상생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평화·인권 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곳이 바로 ‘제주 4·3평화공원’이다.

 

▲ 제주4·3평화기념관 내 전시관에서 마지막 코스에 들어선 4·3 희생자 및 유족 사진들.

▲어둠 속에서 빛으로


제주시 봉개동에 제주4·3평화공원이 조성되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4·3 이후 장기간 권위주의 정권을 거치면서 4·3의 역사는 은폐되고, 왜곡돼 왔기 때문이다.


제주도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4·3은 금기어였다. 민주 정권이 들어서면서 비로소 4·3에 대해서 진상조사 등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다.


1996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이 제주를 방문해 4·3위령 공원 조성 사업비 지원을 약속한 이래 2000년 1월 ‘제주 4·3 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 회복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평화 공원 조성 사업이 박차를 가하게 된다.


이어 공원부지 매입, 조성기본계획 연구 용역, 전시물 제작 및 설치 등을 거쳐 2008년 3월 28일 위령제단, 기념관, 추념광장, 위령탑 등으로 이뤄진 지금의 제주4·3평화공원이 문을 열었다.


이 기간 사업비는 총 592억원이 투입됐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총 12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4·3평화교육센터, 어린이체험관, 평화의 숲이 조성됐다.

 

▲ 전시관에는 1948년 중산간 마을 초토화작전에 따른 피해 상황을 재현했다.

▲4·3 역사 교육의 장


전체 면적 39만5380㎡에 달하는 제주4·3평화공원에는 연중 4·3희생자에 대한 참배를 진행하는 ‘위령제단’을 비롯해 1만4231명의 4·3희생자 위패가 있는 ‘위패봉안실’이 들어서 있다.


또 ‘추모광장’을 비롯해 4·3유해발굴 사업으로 발굴된 396구의 유해가 안치된 ‘봉안관’, 희생자의 성명, 성별, 당시 연령 등이 기록된 ‘각명비원’, 시신을 찾을 수 없는 희생자 표석 3429기가 설치된 ‘행방불명자비원’이 조성됐다.

 

특히 4·3 당시 평화공원 부지 내에서 희생된 두 모녀의 비극을 표현한 조형물인 ‘비설’과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조형물인 ‘귀천’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경건한 마음을 갖게 한다.

 
역사와 평화·인권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제주4·3평화기념관에는 총 6개의 상설전시관과 특별전시관이 들어서 있다.

 

상설전시관의 경우 ‘역사의 동굴’을 시작으로 ‘흔들리는 섬’, ‘바람타는 섬’, ‘불타는 섬’, ‘흐르는 섬’, ‘새로운 시작’으로 내용이 구성됐다.


4·3의 발발부터 전개 과정, 그리고 이후의 진상규명 과정까지 다양한 영상 및 사진 자료와 글로 4·3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4·3 당시 11명의 민간인이 토벌대에 의해 질식사한 동굴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다랑쉬 특별전시관’이 있어 4·3의 비극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외에도 비문 없는 비석, 해원의 퐁낭, 희생자들의 얼굴 사진으로 만들어진 출구통로 등의 전시물은 관람객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4·3평화기념관 내 수장고에는 2006년부터 수집된 희생자 유품, 사진자료, 문서자료 등의 4·3 유물 5683점이 보관돼 있다.


▲전 세계인이 찾는 공원으로


제주특별자치도는 오는 12월에 나올 ‘제주4·3평화공원 활성화 사업 기본방향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애초 계획했던 추모 공간, 기념관, 교육센터 등의 주요 사업이 거의 완료됐다”며 “향후 용역을 토대로 피해자 주민복지시설 조성, 편의시설 확충 등의 사업을 진행해 전 세계인이 찾는 평화·인권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4·3어린이체험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샌드애니메이션 영상을 관람하고 있다.

▲4·3어린이체험관 운영

 

제주4·3평화공원 내 제주4·3평화교육센터 2층에는 어린이들이 4·3의 역사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4·3어린이체험관’이 시범 운영되고 있다. 그동안의 준비를 마무리하고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가게 된다.


앞서 지난해 7월 제주도는 사업비 10억원을 들여 4·3어린이체험관을 완공했다. 이후 4개월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12월부터는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총 1000여 명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주요 시설로는 4·3의 참혹상을 어린이의 시각으로 다룬 ‘별이 된 아이들아’라는 제목의 샌드애니메이션 영상관, 4·3 당시 봉개초등학교 1학년생인 임두홍 어린이가 쓴 그림일기 등의 전시관, 평화의 방사탑 쌓기, 움막·동굴 체험, 평화 관련 그림 퍼즐 등의 체험관이 들어서 있다. 또 4·3과 관련된 공작활동을 할 수 있는 교육실이 있다.


특히 체험관은 3개의 알 모양의 구조물 속에서 영상물을 보며 평화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공간, 열어보기 패널을 통해 친구들이 생각하는 평화는 어떤 모습인지 체험해보는 공간, 벽면에 설치된 볼을 돌려 자기가 생각하는 평화를 친구들과 표현하는 공간 등 평화 교육과 다채로운 놀이를 접목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친구에게 쓴 편지를 스크린을 통해 하늘로 보내는 추모공간도 조성됐다. 시범운영 기간에 찾은 아이들은 저마다 ‘천국에서도 아프지 말고 평화롭게 지내’, ‘별이 된 친구들아! 살면서 하고 싶은 것을 다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지? 하늘에서 하고 싶은 것을 꼭 했으면 좋겠어’라고 전하며 4·3 당시 죽은 어린이들을 추모했다.


유광민 제주4·3평화재단 학예사는 “시범 운영 기간 많은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체험관을 찾아왔는데 다들 의미 있고, 재미있었다는 등 반응이 좋았다”며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어린이들에게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4·3어린이체험관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모든 체험학습은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문의 723-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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