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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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중국의 양쯔강과 황하, 인도의 인더스강과 갠지스강의 원류는 히말라야 빙하다. 지구온난화로 거대한 빙하가 급속도로 녹으면서 그 원천이 야금야금 줄어들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 주필을 지낸 후나바시 요이치는 ‘예측, 2025년의 세계’에서 중국의 하천은 심각하게 오염됐고, 인도 인구의 5분의 3은 아직도 상수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면서 물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그는 물에 대한 문명사관을 제시한 2010년의 ‘물의 세계사 : 부와 권력을 향한 인류 문명의 투쟁’의 저자 스티븐 솔로몬의 이야기를 동원하면서까지 21세기 중국과 인도의 최대 과제는 석유가 아니라 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자원이 이들 국가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석유는 대체재가 있지만, 물은 없기 때문이다.

▲제주는 이를 놓고 보면 지금으로선 다행이다. 수자원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한라산이 있다. 엄청난 저장량을 지닌 거대한 물탱크로 다량의 빗물을 속속 빨아들인다.

그중에서도 성판악코스에 위치한 진달래밭은 우리나라에서 자동기상관측시스템(AWS)이 있는 곳 중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곳이다. 이 지역의 최근 10년(2005~2014년)간 한 해 평균 강수량은 5223㎜이다. AWS는 지리산, 태백산 등 전국적으로 700곳(제주 22곳)에 설치되어 있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 1300㎜보다 4배나 많다. 윗세오름은 5036㎜로, 국내에서 두 번째다.

봄이 되면 한라산 일대에 진달래가 지천인 것도 강수량과 관계가 깊다. 진달래는 메마른 곳보다는 습기 있는 땅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제주섬의 지하수 함양률(44~46%)도 전국 최고다. 내륙지역이 평균 14.4%이며, 섬 지역인 일본 오키나와는 5%다.

▲세계에서 가장 비가 많이 오는 곳은 인도 모신람(Mawsynram)과 체라푼지(Cherrapunji) 지역이다. 이곳의 연평균 강수량은 1만1000mm에 달한다. 한라산의 두 배다.

아이러니한 것은 최대 다우지역인 이곳이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도한 벌목으로 물을 저장할 환경적인 그릇을 제대로 만들지 않아서이다. 제주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계속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오는 22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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