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이탈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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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지나친 호기심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뒤로하고 미래 모습을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이내 낯선 도시에 초대받지 않은 이방인이 되어있었다.

깨끗한 거리에 정리정돈이 잘돼 있으며 세련되고 소음이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했다. 바쁘지 않은 느림과 여유로운 걸음을 걸었으며 모두가 기분 좋은 미소를 그려내며 남을 위한 배려가 몸에 밴 듯 양보하는 아름다움을 보였다. 도로의 폭은 지금보다 현저히 좁고 자동차의 크기는 마치 장난감처럼 작아져 있었다. 한쪽으로만 가는 일방통행이었으며 간판이 없고 모든 건물은 단순함으로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의상은 대부분 흰색을 선호하며 아래위 구분이 없이 하나로 돼 있었고 머리카락을 염색한 이들이 없는 자연스러움을 택하고 있었다. 아마도 두뇌에 피곤함을 덜어주는 의도인 듯했다. 과학의 성장은 놀랄 만큼 발전돼 있었으며 전화기가 없이 영적 교감을 하듯 누가 들을 수도 없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고 있었다. 그리고 병원에는 입원환자를 거의 볼 수 없었는데 이는 병을 스스로 고치는 방법을 알고 있거나 사전에 방지하는 장치를 어딘가에 내장시켜놓은 듯했다. 노인들의 수가 많았으나 아파 보이거나 불편한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눈에 띄지 않았다. 가장 주목할 내용은 부자와 가난의 신분 차이가 없이 누구나 공평한 삶을 누리고 있으며 많이 가진 거에 대해 부러움이나 적게 가진 것에 대한 불평불만이 아닌 함께 어울림에 가치를 두고 있었다.

생명 탄생의 존중으로 어린아이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보살핌으로 한 식구 가족으로 대했으며 어디서나 환영 인사를 받아낸다. 종교는 지금처럼 각자의 자유나 간절한 믿음보다는 화합의 장소로 이용되며 종사자는 극히 제한적 소수로 이루어져 있다. 음식문화는 육류를 절제한 채식 위주며 비교적 소식을 즐기며 밤의 유흥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개인이 아닌 공동체에 우선순위를 두며 지시나 명령이 아닌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서로에 대한 존경심을 보여 흔한 다툼이나 싸움을 피하는 평화 그 자체였다. 또한, 태양에서부터 나오는 자외선을 차단해 평균수명이 배를 넘어서는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어떤 내일을 후손에게 선물할지 심각한 고민으로 부끄럽지 않았다. 자부심을 지켜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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