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장소
정상회담 장소
  • 제주신보
  • 승인 20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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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그간 남북회담은 의제 못지않게 장소가 중시됐다. 항시 서로가 못미더워 자기 영역에서 열 것을 주장한 게다. 그러니 회담장소는 서울과 평양, 중국 베이징, 판문점 등으로 바뀌었다.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이 첫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에 도착하자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용기있다’며 감탄했다고 한다. 당시 남북간 불신이 여전한 상황에서 김 대통령이 선뜻 북행을 한 데 대해 경의를 표한 것이다.

동서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의 정상은 거의 제3국에서 만났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1960년 니키타 흐루쇼프와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회담했다. 1985년 로널드 레이건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간 회담장소도 3국인 스위스 제네바였다. 서로에게 부담되는 곳은 피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위원장 간 정상회담이 추진되면서 어디서 만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어디가 됐든 워싱턴과 평양은 양국 모두에 부담스러운 장소다.

그런 점에서 국내에선 판문점, 제주도 등이 거론된다. 판문점은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장소라는 상징성이 있는 곳이다. 제주는 북한에 감귤 보내기 운동으로 ‘평화의 섬’이란 이미지를 갖고 있다.

국외의 북미정상회담 장소로는 스위스와 스웨덴 등 중립적인 제3국이 거론된다. 스위스 제네바는 김 위원장이 유학한 곳이자 북·미 제네바합의가 성사된 장소다. 스웨덴은 남북 수교국으로, 북한에서 미국의 영사업무를 대행해왔다. 모두 북·미 양국과 역사적 인연이 있거나 평화의 상징이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곳은 실로 역사적 장소가 될 것이다. 여러 나라가 유치경쟁에 나서는 이유다.

그런 면에서 제주는 세계 정상들의 회담 개최지로 각광을 받아왔다. 1991년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만난 한소정상회담은 한국 북방외교의 시발점이다. 1996년엔 김영삼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제주에서 만났다.

희망사항일 수도 있지만 북미정상회담과 나아가 남북미정상회담이 제주에서 열린다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중대 전기를 마련한 역사적 의미를 담을 수 있다.

도민의 입장에선 가급적 제주에서 열려 정상들이 상호 신뢰의 탑을 쌓았으면 한다.

성사되면 그 또한 후손에게 물려줄 상징적 자산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