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씨가 된다
말은 씨가 된다
  • 제주신보
  • 승인 201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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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말에는 진중함과 아름다움을 보태야한다. 쉽게 뱉은 것도 어딘가에 기록되며 누구 탓할 수 없는 책임을 불러낸다. 화는 순간에 털어내야 하며 행동 하나에는 생각을 가져내자. 원하는 모든 것이 현실이 되어준다면 과연 행복의 가치를 더해줄까? 이런 의구심은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뿐이다. 누군가를 미워한다면 당장의 결과가 아니라도 실체가 되니 이는 기도의 제목이다. 섭섭한 이별은 가슴에 회한을 남기며 칭찬이 아닌 두려운 비밀이 될 수 있다.

단단히 했던 약속이 헌신짝 버리듯 버려져 마음공부에 적고 많음을 떠나 좀처럼 분이 풀리지 않았다. 한숨과 짜증이 밀려왔지만 억지로 추스르는 도중에 돌발변수가 찾아왔다. 길에서 너무나 반가운 얼굴을 만났으나 해후의 기쁨은 잠시 모른 척 외면을 받았다. 아름다운 추억을 나눴고 슬픔을 함께했던 사이였으나 귀찮은 내색까지 하는 모습에 싫은 소리까지 하는 다툼으로 이어졌다. 그는 당시 상당한 유명세를 치르고 있어 그럴 수 있다는 이해가 들기도 했지만 자존심에 금 가는 억울한 대접에 울컥 감정을 다스리지 못했다. 동행한 후배가 평소와 너무나 달라서 걱정까지 했으나 흥분이 가시지 않았다. 술 한 잔 위로에도 앙금이 남아 귀가를 서두르고 차분함을 지켜야 했으나 결론은 원망과 복수심을 불러냈다. 어떻게 하면 이 수모를 갚아낼 수 있나 하는 어리석은 판단에 해서는 안 될 나쁜 의도를 품었다. 그리고 한참 후 방송과 신문을 통해 생면부지 두 사람이 우연히 작은 시비 끝에 싸움을 벌여 병원에 입원까지 하는 곤란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공개적인 망신과 따가운 눈치를 받아내야만 했으며 이들이 쌓아놓은 명예는 일순간 무너졌다.

반성으로 깨우칠 수 없는 실수였음을 인정한다. 이에 대한 대가는 고스란히 되돌려 받아야 하며 십 수 년이 지난 후에도 자유롭지 못하다. 하는 일에 불현듯 방해나 좋았던 분위기에 먹구름이 밀려올 때는 혹시 있을 수 있었던 지난 잘못을 되짚어봐야 한다. 우리 몸의 잠재의식은 거짓을 모른다. 기분이 좋을 때는 똑같은 물건을 들어 올리고 내릴 때 가볍게 반응하지만 이와 반대의 경우 무겁게 변한다. 과거에 연연할 필요는 없지만 잊지는 말아야 한다. 해주지 못하는 미안함과 그가 나임을 알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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