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주년 맞은 제주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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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사람 나이 70세를 흔히들 고희(古稀)라고 한다. ‘시성(詩聖)’으로 불리는 중국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가 지은 ‘곡강’(曲江)에 실린 표현이다. ‘酒債尋常行處有(주채심상행처유) 人生七十古來稀(인생칠십고래희)’가 바로 그것이다.

풀이하면 “외상 술값이야 으레 가는 곳마다 있기 마련이지만 사람은 예로부터 70세를 살기가 드물다”는 뜻이다. 그렇다. 옛날엔 일흔 살까지 사는 사람이 적었다. 그 시절 70세를 ‘장수의 복’을 누린 상징처럼 여겼던 이유인 듯하다. 안타깝게도 두보는 예순을 앞두고 생을 마감했다.

▲구글(Google)은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서비스 기업이다. 한데 구글의 성공비법이 ‘70%의 법칙’에 있다고 한다. 전 최고경영자(CEO)인 에릭 슈미트(Eric Schmidt)의 얘기다. 그는 17년간 구글을 이끌며 글로벌 ICT 업계의 거인으로 군림했다.

슈미트는 한 경제잡지와의 인터뷰에서 ‘70 대 20 대 10의 법칙’이란 구글만의 경영 황금률을 공개한 바 있다. 즉 ‘회사 역량의 70%를 핵심 사업에 쓰고 20%는 관련 사업, 10%는 관련이 없는 신규 사업에 할당한다’는 거다.

▲숫자 70은 69보다 크고 71보다 작은 자연수이자 합성수이다. 소인수분해하면 2×5×7이다. ‘칠십’으로 읽고 셀 때는 ‘일흔’이라고 한다. 한자론 ‘七十’이다. 성경에선 구원과 자손의 상징으로 통한다. 국보 제70호는 훈민정음이다.

한데 70은 10의 7배가 되는 만큼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 그래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역사적으로 특별한 일이나 사건을 ‘70주년’ 또는 ‘70돌’이라 하며 기념하는 건 그 때문인지 모르겠다. 강산이 7번이나 바뀐 세월이었기에 어찌 보면 당연하다.

▲제주4·3은 제주만이 아닌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다. 냉전과 분단의 소용돌이 속에서 3만명에 이르는 도민들이 국가 공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당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대참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4·3이 발발한 지 어느덧 70주년을 맞았다.하지만 그 응어리진 한(恨)은 도민과 4·3 유족들의 가슴 속에 여전히 남아 있다.

4·3의 완전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아서다. 이를 위한 주요 미션은 아픈 역사의 정의로운 청산과 치유, 역사적 자리매김과 정명(正名), 4·3의 전국화와 세계화 등이다. 바야흐로 대한민국 역사인 제주4·3을 평화와 인권의 가치로 승화시키기 위한 대장정의 닻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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