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와 기제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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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흥식, 수필가

예서(禮書)에 의하면 제왕은 하늘에 제사지내고 제후는 산천에 제사지내며 사대부는 조상에 제사 지낸다고 하였다. 인간이 조상에게 제사 지내는 것은 효의 지속이며 자기 존재에 대한 보답이다.

우리들은 매년 음력으로 10월이 되면 대다수 문중에서 자기 성씨의 시조 공을 시작으로 오대조 이상 조상님께 묘소에서 전국에 살고 있는 후손들이 모여 조상님께 제를 올리는데 이를 시제 또는 시향이라고 한다. 기제란 부모에서부터 고조까지 4대에 걸쳐 돌아가신 전날 자손들이 모여 망자의 생애를 기념하고 제를 올리는 것을 말한다.

제사는 옛날 원시생활을 할 때 천재지변이나 맹수들의 공격과 질병으로부터 보호를 받기위하여 조상님에게 절차를 갖추어 빌었던 것이 발전하여 오늘날 제사가 된 것이다. 제사라고 하면 조상님에 대한 추모의례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조상 없는 자손이 없으며 내 몸이 있는 것은 오직 부모와 조상님의 은덕으로 항상 근본을 생각하고 온 정성을 다하여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 인도주의에 맞는 것이다.

옛날 송대에 주문공(朱文公)의 가례를 근원으로 조선조 중기 도암 이재(李縡)선생의 사례편람(四禮便覽)으로 체계화되었다. 그 후 관혼상제 의례도 변천을 거듭하여 가문에 따라 절차가 다소 다르게 전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시제는 4대봉사가 끝나 기제를 올리지 못하는 조상님을 위하여 5대조부터 묘소를 직접 찾아 올리는 제사인데 근세에 와서는 봄(한식)과 가을(10월상달)중 1년에 한차례 묘소에서 제를 올리고 있다. 원래 춘추전국시대에 유교의 영향으로 조상 숭배사상이 보편화되면서 서기 1200년경 중국 송나라 회암 주희(朱熹)선생이 제사의식을 체계화했다고 한다.

유교에서 효도를 도덕의 최우선으로 가르치던 시대에 가족을 봉양하다가 돌아가셨다고 해서 관계를 끊는 것이 도리에 맞지 않다고 보았다. 부모가 사후라도 공경하는 것은 인도(人道)의 상정이다. 제사는 조상신이 오시는 것은 아니지만 오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유교의 제례문화가 종법에 기반을 둔 한 집안의 혈연적 정통성을 확인하는 제도이다. 제사에서 제주는 반드시 종손이 되는 전통이 제례문화에 스며있는 위계상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고려 말부터 주자가례라는 책을 통하여 조상 숭배사상이 생겨났고 이씨조선이 성리학을 통치기반으로 하여 유교중심으로 조상제사는 보편화 되었다고 한다. 제례문화의 개선에 대해서는 축문만 보더라도 언젠가는 한글세대에 맞게 고쳐야 하는 게 현명한 처사이다.

한국의 제례는 뿌리정신인 효이며 가족유대 확인의 장이다. 죽은 조상님이 산 후손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고 소통과 사랑의 마당을 마련해주는 의식이다. 내가 조상님을 위하는 것이 후손들이 나를 생각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후손들은 진심으로 정성을 다하는 게 제사의 본질이다.

아무튼 시제나 기제 모두가 핵가족시대에 급변하는 사회 환경과 예의도덕이 쇠퇴해 가고 있는 현실에 조상님이 후손들을 모이게 하고 조상님을 숭배하며 정을 나누는 계기가 되고 있어 매우 바람직한 제도이고 미풍양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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