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관련 문제 응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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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흙이 된다는 것/김창생 에세이

‘제주도의 흙이 된다는 것-재일 2세 김창생 에세이’는 일본 신칸샤(新幹社, 도쿄 소재)에서 출간한 ‘제주도에 살면’(‘濟州道で暮らせば’, 2017)을 한국어로 번역한 책이다.


이 책은 일본 오사카에서 나고 자란 재일 2세인 김창생(金蒼生, 1951~) 작가가 2010년부터 부모님(재일 1세)의 고향인 제주도로 이주해 정착해 살아가면서 적어온 글들을 엮어서 출간한 것이다.


이 에세이집은 현재와 일제 식민지라는 과거 사이에 존재하는 재일(在日)조선인의 정체성, 일본과 한국·북한이라는 국가의 바깥에 존재하는 재일조선인에 대한 사유를 환기시킨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해방 공간에서 일어난 제주 4·3 사건 등이 관념으로 도약하지 않고 장소에 기반해 구체화돼 깊은 울림을 자아내고 있다.


긴 세월이 지난 후 조상의 묘소에 가서 참배하는 마음, 제주도에 정착해 사진 촬영을 하다가 제주도의 바람이 된 사진작가 故 김영갑, 4·3에 관한 현기영 소설가의 소설들, 연극 공연을 위해 조상의 고향인 제주도에 방문하려 했지만 임시 패스포트 발급이 무산돼 제주도에 오지 못한 김철의, 근대 이후 인간의 폭력성에 대한 사유를 담은 ‘더 리더’와 노근리, 위안부와 그에 관한 영화 및 소녀상, 제주도 해녀에 관한 영화 ‘물숨’, 주강현의 ‘제주도 이야기’를 통해 누적돼 온 제주도 사람의 억압의 역사에 대한 성찰, 제2의 하와이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렬하게 저항하다 분신한 양용찬 열사 이야기, 민족을 달리하지만 인간이 어떻게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부분까지 고민하고 윤리적인 책임까지도 짊어질 수 있는지를 삶과 글로서 실천한 고바야시 마사루의 에세이에 관한 논평, 그리고 강정에 관한이야기 등이 서술된다.

 

지난 과거지만 여전히 오늘날의 삶과 관련한 수많은 문제들을 응시하면서 쓴 책이다.


많은 테마를 다루고 있지만, 특히 이 책의 가장 심층에는 제주 4·3에 관한 사유가 주조저음(主調低音)으로 깔려있다.

 

1만4000원, 전망 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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