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악주둔소 4·3 등록문화재’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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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당시 무장대 토벌을 위해 만들었던 ‘수악주둔소’가 4·3 유적으로는 처음으로 문화재로 등록된다. 많은 주둔소 가운데 규모(길이 271m·면적 1920㎡)가 크고, 형식·구조도 독특하며 보존상태가 양호한 점 등이 제대로 평가받은 것이다. 4·3의 흔적이 대부분 사라지고 현존 유적도 극소수인 상태에서 4·3을 재조명하고 교훈을 얻기 위한 역사적 현장으로서의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4·3 70주년 추념식을 앞두고 날아든 낭보다. 이는 4·3 희생자 배상·보상, 트라우마 치유센터 건립, 지속적인 진상 규명 등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수악주둔소는 군·경 관련 유적지라는 점에서 향후 보존과 활용에 따라 평화와 인권의 교육장은 물론 4·3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런데도 마음 한구석은 개운치 않다. 나머지 4·3 유적들의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집계한 4·3 유적은 초토화 작전으로 사라진 마을 109곳, 희생터 154곳, 은신처 35곳, 은신처 및 희생터 9곳, 4·3성터 65곳, 희생자 집단묘지 6곳, 수용소 18곳, 주둔지 83곳, 비석 41곳, 역사현장 61곳, 기타 17곳 등 무려 598곳에 이른다.

더욱이 사유지에 포함된 유적지들은 수악주둔소에 못지않은 역사적 사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등록문화재로 거론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애월읍 전략촌인 머흘왓성과 서호동 시오름주둔소, 화북동 곤흘동마을 등이 그렇다. 토지주들이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는다며 등록문화재 지정을 반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2010년부터는 4·3 유적지 정비 사업도 중단됐다. 이 때문에 당초 10㎞에 달했던 한림읍 뒷골장성은 그나마 남았던 1㎞도 흔적 없이 사라졌다.

역사 유적은 그 지역 사람들의 관심을 자극한다는 말이 있다. 특히 아픈 역사는 더욱 그렇다. 이를 통해 화해와 상생을 논하기 때문이다. 4·3 유적을 보존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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