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을 흔들어 깨운 4·3 미술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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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까지 예술공간 이아·아트스페이스씨서 펼쳐져
'기억을 벼리다' 주제로 4·3을 다양하게 표현

‘모두가 떠나버린 빈 터에 홀로 남았구나/씨줄이 되고 날줄이 되었을 너는 그대로 남았구나/허물어진 돌담에 기대어/서걱 서걱 운다/빈터에 메마른 바람만 스쳐간다.//’(4·3 미술제 참여작가 김영화 작가의 노트 중)


25주년을 맞는 4·3 미술제가 ‘기억을 벼리다’를 주제로 3일 예술공간 이아에서 개막식을 갖고, 오는 29일까지 개최되고 있다.


1948년 4월 3일 밝혀진 횃불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가슴 깊이 남아있 듯 4·3이 예술로 승화돼 도민들 가슴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를 상징이라도 한 듯 4·3 미술제가 열리는 예술공간 이아 건물 외벽에 김영훈·서성봉·이종후 작가의 ‘0’란 작품이 설치됐다. 이 작품은 거대한 촛불을 형상화했다. 작품명 ‘0’는 4·3과 촛불의 원년을 상징하며 채워지지 않은 숫자로 4·3의 정명을 기원하고 있다.


예술공간 이아를 들어서면 홍보람 작가의 체험 프로그램 ‘마음의 지도’가 관람객을 맞는다. 커다란 도화지 위에 삶을 살아오며 무뎌져 버린 것들에 대해 그려보고 기록하며 자신을 스스로 치유해 볼 수 있다. 이 공간을 지나면 4·3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첫 기억부터 지금의 모습까지 그림과 글로 표현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4·3 증언자들의 내용과 사진자료를 바탕으로 색을 입힌 작품, 작가의 상상력에 구현된 그 시절, 오사카로 이주한 4·3 난민 故 김동일씨의 유품과 영상 기록, 무등이왓 수릿대(대나무의 한 종류)를 전시실로 그대로 옮겨온 작품들까지 4·3을 예술로 풀어낸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아트스페이스·씨에서는 1948년 4월 3일부터 발행된 모든 신문을 아카이브로 구성해 연도별로 4·3을 살펴볼 수 있다.


개막식에는 4·3평화합창단의 축하공연과 함께 소설가 현기영씨가 축하 강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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