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 화장실 문화 조성에 동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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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 없는 화장실’ 정책이 시행 불과 몇 개월 만에 ‘말짱 도루묵’이 될 지경에 이르렀다. 공중화장실의 위생을 해치고 악취를 발생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온 ‘대변기 옆 휴지통’이 사라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1월부터 시행한 이 정책에 대해 당초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변기에 휴지를 마구 버릴 경우 막힐 수도 있고, 바뀐 정책을 몰라 휴지를 바닥에 버리면 오히려 더 더러워질 수 있어서이다. 그래도 우려가 현실이 된 데에는 무리한 정책 도입보다 공중화장실 이용자들의 의식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공중화장실에 물에 잘 풀리는 화장지가 갖춰지고, 여자 화장실에는 여성위생용품을 수거하는 전용수거함이 있다. 그런데도 제주시내 공중화장실을 대상으로 현장취재를 한 결과 상당한 곳에 휴지와 물티슈, 담배꽁초 등이 볼썽사납게 널려 있었다. 사실 화장실 내에 휴지통을 비치하는 것은 선진국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것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놀라는 문화 중 하나로 꼽힌다.

화장실에 휴지통을 둔 것은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대다수이던 재래식 화장실을 급격하게 개선했으나, 화장지 보급이 충분하지 않아 신문지나 질 낮은 휴지를 사용해 변기가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지금은 그때와 화장지 질 등 상황이 달라진 만큼 공중화장실 이용자의 행태도 과거의 습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조금만 신경을 쓰면 모두가 더욱 쾌적하고 위생적인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행정당국과 공공기관은 수시로 청소상태 확인, 소모품 비치, 시설물 개보수, 노후 화장실 리모델링 등을 통한 공중화장실 이미지 개선에 나서야 한다. 이용자의 협조가 절대적인 만큼 시민들이 새로운 정책에 대해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시민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화장실 문화의 품격은 시민의 품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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