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도 서러운데 수명까지 짧아서야
가난도 서러운데 수명까지 짧아서야
  • 제주신보
  • 승인 2018.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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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부국장대우
무병장수(無病長壽). 모든 인류의 꿈이다.

특히 권력과 명예, 돈이 많을 수록 장수에 대한 열망이 크다.

중국 역사상 최초로 전국을 통일한 진시황은 온 세상을 얻고도 점점 늙어가는 자신을 보면서 권력을 영원히 누리기 위해 불로불사(不老不死)의 명약을 찾기 시작했다.

서복에게 선남선녀 3000명과 함께 불로초를 찾을 것을 명하고, 서복은 불로초를 찾기 위해 먼 제주까지 오기도 했다.

불로초를 찾기에 온갖 노력을 기울였으나 진시황은 겨우 50년 사는 데 그쳤다.

모든 사람들의 희망인 장수, 수명과 관련해 지난주 한국건강형평성학회가 소득수준에 따라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이 불평등하다는 의미 있는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252개 모든 시·군·구에서 소득 하위 20%의 집단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이 소득 상위 20% 집단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수명은 0세의 출생아가 앞으로 몇 살까지 살 것인지 기대되는 평균 생존년수로 평균수명이라고도 하고, 건강수명은 기대수명 중 건강하게 삶을 유지한 기간을 말한다.

제주지역의 경우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 집단 간 기대수명 격차는 7.3년으로, 강원·전남(7.6년)에 이어 전국 광역시·도 중 세 번째로 격차가 컸다.

또한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 집단 간 건강수명 격차는 12.6년으로 전남, 강원, 대구, 세종, 대전에 이어 전국서 6번째로 컸다.

인간의 수명에 있어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분명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높을수록 의식주 등 모든 삶의 질이 높고, 의료서비스 혜택도 상대적으로 잘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소득하위 집단보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모두 높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지도 모른다.

인간의 수명을 좌우하는 것 중 이처럼 경제적 요인과 함께 유전적 요인도 있다. 여기에 평소 섭취하는 음식, 주거환경, 적절한 운동 등 후천적 요인도 건강과 수명에 직결된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우선 담배를 끊고, 술은 자제해야 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하고, 적절한 운동이 필수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자신이 가진 부(富)는 맘대로 늘릴 수 없지만 금연, 절주, 꾸준한 운동 등을 통해 질병이 찾아올 수 없는 신체적 환경을 조성한다면 얼마든지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다.

소득이 적고, 가난하다고 수명까지 짧아서야 되겠는가.

제주는 예로부터 장수의 섬으로 알려졌다.

17세기 이형상 목사의 탐라순력도 ‘제주양노(濟州養老)’편에는 80세 이상 노인들을 모시고 동헌 앞에서 경로잔치를 치르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100세 이상 3명, 90세 이상 23명, 80세 이상 183명이 참석했다고 부기돼 있다.

또한 이원진의 ‘탐라지’에 따르면 제주 노인들이 장수하는 이유를 ‘제주의 중심에 한라산이 있어 남쪽 큰 바다의 독기는 산에 막히고, 북쪽에서 불어오는 습기와 열기를 몰아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주 내에서도 한라산 남쪽에 비해 북쪽이 더욱 장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쓰여 있다.

이처럼 제주는 자연 환경적으로 장수의 섬이기에 불로초를 찾아오라는 명을 받은 서복이 제주를 찾지 않았을까.

이처럼 장수의 기본인 자연환경은 이미 갖춰져 있으니, 술과 담배, 스트레스를 피하고 꾸준한 운동만 한다면 가진 것 없어도 얼마든지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