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 권위의 도전인가? 손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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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덕, 사회복지학박사·논설위원

한라산 기슭 검은 화산토 그리고 연초록빛이나 보리밭은 새벽 흰서리로 아직 얼어있다. 지난 겨울은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리고 추웠다. 매화와 목련꽃이 지고 동백꽃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봄이지만, 실시간 SNS에서 확인되는 미투(Me too:저도 당했어요)공개를 보며, 일부 지도층에게 어쩌면 ‘추억이나 모든 것이 잠든 겨울이 오히려 따뜻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미투 운동이 여성계뿐만 아니라 동성애를 폭로하는 시점까지 이르러 한국의 권위주의는 크게 도전을 받고 있다.

홀이라는 학자는 패러다임 변동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패러다임 안정기에서 변이의 축적기, 권위의 손상기, 경합기,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 정착기로 이행한다고 주장했다. 미투 운동을 비롯한 한국사회 격변기를 지켜보며 남성지도자에게는 권위의 손상기라 할 수 있고, 여성의 입장에서 권위의 도전기라 정의해본다.

언어적 성희롱 범주를 논할 때, 누가 미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서울대학교 모 조교가 성희롱을 고발하던 1993년부터 거의 7년을 법정에서 다투고 승소하여, 마침내 성희롱방지규정이 남녀차별 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에 추가되었다. 그리고 성희롱예방 교육이 시작된 지 거의 18년이 되었기 때문에 변이 축적기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있었다. 그러나 거의 20여 년간 정책학습이 꾸준히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법제 변화에 적응하기보다 과거의 태도를 버리지 않았던 지도자층이 미투의 대상이 된 셈이다.

최근까지도 남성중심의 권위적인 유교문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불편한 사회적 관계에서 다수가 침묵해야 했다. 또는 여성을 숨기고 남장을 해야 살아남았던 시절도 있었다. 이와 같이 오랫동안 유교와 군대문화에 익숙했던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는 미투와 위드유 운동으로 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그동안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던 부조리한 권위적인 태도에 대해 미투 운동은 가차 없이 허위와 가식의 껍데기를 벗기고 있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허위와 가식으로 가득 찬 부조리한 권위주의적 사회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 힘을 실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 남녀노소들에게 자신들의 태도에 대해 반성하라는 경종을 울리며 패러다임 변동을 향한 뼈아픈 정책학습을 해주고 있다.

현재 미투 운동에서 주로 정치인들, 교수, 교사, 예술인 등 사회지도층 표적이 되고 있지만, 여성 상급자, 또는 동료 간 또는 하급자 간에 미투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권위를 가진 지도층들에 대해 가차 없이 허위와 가식의 껍데기를 벗기며 권위에 도전하는 미투 운동은 이성 배제하기 등 패러다임의 경합기를 일정기간 거치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착될 것이다.

최근까지도 주위에서 음담패설을 즐기던 사람들도 최근의 미투 운동으로 정숙한 자세로 대화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미투 운동은 혹독한 정책학습이 되고 있구나하는 것을 느낀다.

계속하여 새로운 패러다임 안정기에 이르기까지 더 많은 권위 도전과 권위 손상으로 미투 운동이 계속 전개될 수 있다고 추측해본다. 더 나아가 침묵하는 국내외의 혼외 출생자들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부모 찾기’로 미투 운동을 한다면, 조만간 국내의 백만 이상 가구가 휘청거릴 뿐만 아니라 국제적 외교문제도 발생될 수 있다고 추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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