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누군가의 꼭두각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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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왜 최태민·최순실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는가.

‘박근혜 전 대통령 징역 24년’을 지켜보면서 다시 한번 떠올린 말이다. 그러면서 그의 정신세계를 탐구한 심리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여다봤다.

부모의 비극적인 죽음과 그의 정신세계는 인과관계가 없다. 정말 관계가 있는 건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양육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사소한 것 하나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자 노회한 최태민은 그 틈을 노려 ‘나에게 의지하라’라고 하며 접근했다.

어머니가 총탄에 쓰러졌을 때 아주 꼼꼼한 심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심리치료 대신에 퍼스트레이디를 시켰다. 어머니의 죽음을 애도하고 상처를 치유할 수 없게끔 만든 것이다. 사람에 대한 불신이 강하게 형성된 상황에서 이를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의존대상을 찾았다. 최태민은 이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했다.

아버지가 사망했을 때도 심리를 치유하지 못했다. 최태민에게 의존한 마음은 최순실로 이어지면서 완전히 굳어졌다.

▲또다시 ‘심리 조작의 비밀’이란 책을 들췄다. 사람의 마음을 은밀하게 조종하는 ‘심리 조작’이라는 영역을 탐구한 일본의 정신의학자인 오카다 다카시가 썼다. 그는 심리 조작을 당하기 가장 쉬운 유형으로 ‘의존성 인격장애’을 꼽았다.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결정하지 못하고 항상 상대방의 판단에 기대고 타인의 안색을 살피는 인간을 말한다. 이 같은 유형은 지나치게 상대방을 배려하거나 모든 정보를 생각 없이 수용하려고 한다.

게다가 중요한 결정을 스스로 내리지 못하며 의존하는 사람에게 맡겨버린다. 곤란한 일이 있으면 바로 그 사람에게 달려가 상담하고, 그가 시키는 대로 행동한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해선 과소평가한다. 실제로는 능력과 매력이 의존자와 비교해 뛰어나더라도 말이다.

그럴수록 심리조작자는 의존성 인격장애자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마치 ‘터널’ 속에 가둬 정보 입력의 강약을 마음대로 구사하면서 상대방의 뇌를 지치게 만들고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꼭두각시는 오직 ‘교주’의 뜻에 따라 움직인다.

탈출구는 ‘탈 세뇌’를 통해 자존감과 주체성을 갖는 것이다. 교주는 ‘자신’이어야한다. 남이 되면 만사가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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