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축제를 보는 시각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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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제주군은 지난달 14~15일 제7회 들불축제를 개최했다. 필자가 보기에는 운영 미숙이 다소 있더라도 성공적인 축제가 아닌가 자문해 본다. 전통사회와 농경사회를 대변할 수 있는 정월대보름날을 축제날로 선택한 것을 비롯해 군민들의 축제 성공을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 할아버지 혹은 부모의 손을 잡고 참여한 우리 자손들의 모습에서 향토 축제의 궁극적 목표인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화합할 수 있는 문화의 장을 마련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 지역 군민들이 마련한 천막에서는 관광객들이 서성일 때 준비한 음식을 권하면서 관광객들과 하나가 돼, 축제에 참가한 관광객들이 제주의 인심과 향토문화에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축제, 즉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한데 어우러져 즐기는 축제가 바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는 대표적 축제로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다. 계량적 잣대로 관광객이 몇 명 오고 기대치보다 적게 왔다고 해서 실패한 축제라고 단정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고 기본적으로 무리가 아닌가 싶다.

축제장에서는 서예와 사진전시회, 연날리기, 듬돌들기, 조랑말싸움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려 제주의 전통과 향토성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고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하게 마련돼 참가자들에게 동심의 세계와 과거의 제주를 느낄 수 있는 향토문화의 장을 제공했다. 도민과 관광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오름 오르기, 줄다리기, 듬돌 들기 등을 구성해 운영한 것은 향토축제가 도민과 관광객이 어울림 마당을 여는 장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줬다.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과 도내 거주 외국인들과의 면담에서도 들불축제가 너무 환상적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은 데서 볼 수 있듯이 가장 제주다운 프로그램이 세계적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고,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손색이 없음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아쉬운 점은 축제때 나타나는 변수에 대한 대처가 조금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축제 이튿날인 15일에는 비 날씨로 인해 행사가 다소 부진하고 차량들이 진흙탕에 빠져 교통통제가 어려웠으며, 메인 행사시 다른 행사장의 소음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진 것은 다음 축제 개최시 고려돼야 할 사항으로 보인다.

특히 메인 행사인 달집 점화 및 소원띠 태우기 행사에서 소원띠를 몇몇 인사들에게만 주고 참가자 전원에게 고루 나눠주지 못한 것은 시정돼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축제의 주제가 ‘무사안일과 풍년 기원’, ‘인간과 자연의 조화’이기도 하고 전통적으로 정월 대보름날 소원을 빌기 때문에 참가자 전부에게 그러한 행사에 부합하는 혜택을 주어야 할 것이다. 일본 삿포로 눈축제에서 기업들의 스폰서를 받아 모든 참가자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합격 기원을 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 기업 이미지 효과도 노리고 축제 참가자들의 소원도 이룰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북제주군 공무원들이 비 날씨에 대비해 새별오름을 수십 차례 오르며 오름에 불이 잘 탈 수 있도록 갖은 조치를 취했음에도 오름 전체로 불길이 번지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들불축제의 성공을 위해 북제주군 군민들과 공무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에서 들불축제가 성공적인 축제의 견본이 될 수 있다고 자신을 가져도 좋을 듯싶다.

북제주군에서는 자부심을 갖고 참가자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들불축제의 우수성을 부각시켜 문화관광부로부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축제로 선정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행.재정적 지원을 아낌없이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이나 관광객들의 참석하고자 하는 욕구와 참여하려는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언론이나 시민단체도 행사의 미흡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기보다 세계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여론을 조성하며 이를 위한 미래지향적인 비판을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일상의 피로를 해소하고 소중한 향토문화를 재발견하게 하는 길이며, 다시 축제의 장을 가슴 설레며 기다리게 하는 잠재 참여자 창출이라는 축제의 본취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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