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첫째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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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이 꽃 소식을 품고 수줍게 얼굴을 내밀 참이다.
오는 6일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을 보내면 12일엔 샛노란 색을 뽐내는 봄의 화신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뜨릴 것이라는 예보다.
새 생명의 정기를 틔운 대학 새내기들도 봄 소식만큼이나 설렌다.

화사한 봄빛을 받은 얼굴에 생기가 돌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우쭐감이 드세진다.

아무래도 이들의 설렘은 신입생 환영 회식 때가 최고조에 오를 것 같다.
여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술 마시기를 강요하는 파티가 ‘죽음의 술 신고식’으로 마감할 수 있기에서다.

최근 5년 동안 신입생 환영회 때 사망한 새내기가 10명이 넘는다.
대학 구내엔 ‘돌아가는 술잔에 병드는 내 친구’라는 플래카드가 벌써 내걸렸다.

▲대학사회의 음주 걱정은 성인들의 ‘술 권하는 사회’에서 비롯된다.
회식자리 술잔 돌리기는 일반화된 지 오래다. 두주불사(斗酒不辭)라는 표현은 싫지가 않다.

그만큼 호방하다는 뜻이리라. 사회생활의 능력 여부를 음주량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대학생들에겐 호연지기를 키우는 데 술이 필수적이라는 의식까지 숨어든다.

‘술이 석 잔이면 도를 깨닫고, 술이 한 말이면 자연과 합치된다’는 말은 간데 없다.

술이 사람을 먹어 치우는 세상으로 주도(酒道) 문화가 퇴색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슬픈 자회상이 아닐 수 없다.

▲언제부터인가, 음주에도 어리석은 사람을 일컫는 팔불출이 생겨났다.
술이 세다고 자랑하는 사람, 폭탄주를 제조하는 사람, 강제로 술잔을 돌리는 사람, ‘원 샷’을 좋아하는 사람, 2차 이상 가자고 고집하는 사람, 음주운전 하는 사람, 안주 없이 술만 먹는 사람, 낮 술 하는 사람을 말한다.

최근 이들을 계도하기 위한 ‘음주문화 바로 세우기 시민모임’이 생겨났다.

지난해 4월 출범한 범국민절주운동본부가 그것으로, 전국민 절주(節酒)를 사회운동화하고 나선 것이다. 운동본부는 매월 첫째 월요일을 절주의 날로, 3월을 대학생 음주사고 예방의 달로 정하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인다.

이들의 목표는 아예 술을 마시지 말자는 게 아니다. 적당히 즐기면서 마시는, 주도문화 바로 세우기인 것이다. 금연 캠페인처럼 국민적 성원을 담은 사회적 동참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마침 내일은 3월 들어 첫째 월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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