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작은 촛불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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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트랩을 오르며 안녕의 인사를 나누던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훌쩍 10년 하고도 두 해가 먼 시공 속으로 사라졌다. 제주도와 깊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91년 봄, 큰섬 탐라 땅에 첫발을 들여 놓은 때의 초조와 흥분과 기대, 방황의 계절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아니 세월이 흘렀다고 기억이 희미해지는 것이 나이라, 그저 그곳에서 일어났던 크고 작은 일들이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것은 떠날 때 다짐했던 제주인과의 뜨겁고 훈훈한 인정과 몸 속에 각인된 짙은 추억 때문일 것이다.

12년 세월이 흐른 지금 제주에 던지는 나의 메시지는 그 애정 그대로다. 다른 지방에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제주를 그리워한다. 평화의 섬, 신혼의 꿈을 키워주는 섬으로, 사람들이 모이면 제주 이야기를 한다. 나는 그때마다 어느 때든 내가 제주도의 부지사였음을 그 어느 곳의 장(長)보다 더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다만 근래 들어 바람타고 들려오는 감귤나무 소식은 나를 애처롭게 한다. ‘대학나무’라던 그 ‘황금나무’가 뭉텅뭉텅 잘려 나가고 값은 바닥으로 치달아 판로마저 없다니…. 이곳에서 인기있는 ‘한라봉’은 어떨지….

제주는 동남아 번영의 거점으로 최적지요, 냉전시대를 지나 1991년 한.소정상회담장으로 온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남.북 유엔 동시 가입, 북한의 핵사찰 수용 등의 문제가 양국 정상들의 회담을 통해 실질적으로 평화로의 길을 모색하는 평화의 섬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탐라가 감귤농사의 팽창으로 많은 농가들이 폐업으로 치닫고 있다니 남의 일 같지 않게 걱정이다. 그러나 제주인이 그 누구인가. 지난날 고난의 역사와 인고 속에 일군 개척정신은 결코 무너질 수 없다. 그것을 나는 확신한다.

제주는 관광의 중심지다. 국제자유도시 종합개발계획이 차례차례 그려져 가고 그 슬기로운 단합의 조양정신을 발휘한다면, 인동(忍冬)의 고통을 곱씹으며 새로운 희망을 트고 나가는 용기는 역시 제주인의 것이거늘 위기는 기회를 가져다 주는 행운의 힘찬 계기가 될 것이다.

아름다운 제주섬의 풍광, 검은 바위에 쪼개지는 하얀 파도, 그 속에서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하며 개혁하는 제주인이 어찌 자랑스럽지 아니하겠는가.

참여정부시대를 맞아 자치 분야의 확대와 지방분권의 시범도로 각광받고
그 어느 때보다 기회는 많아졌다. 각종 국제회의가 유치되는 대화의 도시 제주, 또한 스포츠의 활성화로 축구.야구 등 각종 프로팀을 비롯한 스포츠 분야에서도 훈련장으로 최적지가 제주 땅이다. 이를 최대한 활용하고 도민 수익으로 연계해 발전시킨다면 이 또한 그 혜택이 아닌가.

제주에 관한 크고 잦은 기사가 신문에 보도될 때마다 스크랩을 해본다. 기사를 볼 때마다 한층 더 비약하는 제주의 소식이 전해지길 기대한다. 또한 나는 제주인의 그 억센 정신이 있는 한 제주의 발전은 끝없이 이어질 것이고, 언제나 찾고 싶으며 언제고 나의 기억 속에 잠자는 제주! 나 또한 제주 자랑의 작은 촛불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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