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명소(名所) 만들기’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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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지역 오이타현의 작은 온천마을 유후인(由布院)은 현재 일본의 대표적인 농촌 관광지로 각광받는 곳이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농업 외에는 이렇다할 산업이 없어 궁핍한 생활을 면할 수 없는 말 그대로 한촌(閑村)이었다. 지금은 연 평균 400만의 관광객이 찾아 300억엔(2580억원)이 넘는 관광수입을 올리는 거대시장으로 탈바꿈했다. 1만 2000명 안팎의 주민 가운데 80%가 서비스업에 종사하며 안정된 삶을 영위하는 ‘살고 싶은 마을’로 변신을 꾀한 곳이다.

이 곳의 발전은 1952년 중앙정부의 댐 건설 반대운동에서 비롯된다.

정부의 막대한 수몰 보상금을 마다하고 주민 스스로 살길을 찾아 나선 이후 주민들의 합심속에 ‘살기 좋은 마을이야말로 뛰어난 관광지’라는 컨셉이 만들어졌다.

환락가 조성을 엄격히 배제하고, 조례를 만들어 일정 면적 및 높이 이상의 개발행위에 대해서는 주민들과 사전 협의토록 하는 등의 결집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은 천혜자원인 온천과 자연경관, 여기다 문화·예술·스포츠 등 각종 이벤트와 접목시켜 누구나 느긋한 휴식과 관광을 즐길 수 있는 마을 꾸미기에 전념했다.

그래서 가는 곳마다 아기자기한 점포와 소규모의 여관이 즐비하고, 30여 채의 미술관, 다양한 축제 등이 한데 어우러져 관광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연인과 가족단위 이용객들이 몇 날씩 머물며 쇼핑과 체험 등 여유로운 관광을 즐기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뛰어난 경관, 고적지, 온천, 환락가 등 다른 지역의 관광형태와 다른 차별화 전략이 성공의 키워드였다.

더불어 ‘명소 만들기의 방향성’을 제시한 열정을 지닌 마을지도자와 전략, 이를 지지하는 주민들의 일치단결이 일궈낸 케이스다.

올 들어 제주시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명품·명소 브랜드사업’과 ‘베스트 특화마을사업’ 등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특수시책이 지역주민들의 호응속에 차분히 진행되고 있다.

명품사업의 경우 한경 마늘과 한림 선인장, 애월 브로콜리, 추자 참조기굴비, 조천 타이벡감귤, 구좌 당근, 우도 땅콩, 아라동 딸기 등 8개 사업에 이른다.

한림읍 상명리의 ‘대문 없는 마을’과 낙천리 ‘아홉굿(nine good) 마을’, 저지리 ‘예술이 숨쉬는 마을’, 구좌읍 김녕리 ‘활기와 인정이 넘쳐 찾아오는 마을’ 등 명소만들기 역시 지역발전의 전략으로 하나하나 결실을 맺고 있는 과정이다.

이 모두가 마을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신명나게 살 수 있는 모티브를 제공하기 위한 것과 다름아니다.

나아가 지역자원들을 활용해 제주도민은 물론 관광객들을 유치해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점은 더욱 반가운 일이다.

이들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마을내 자원의 적극적인 활용과 지역발전을 위한 프로그램을 입안하고 실천하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테면 대문 없는 마을로 제주의 옛 정취를 살린 기본컨셉에다 향토음식 만들기, 전통놀이 체험, 산책로 탐방 등 방문객들을 배려하는 즐거움이 제공돼야 할 것이다.

여기다 주민들의 따뜻한 애정과 정성이 곁들여진다면 전통 테마마을로 다져나가는 중요한 에너지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지역주민들의 주도적인 참여속에 숨겨진 자원발굴, 창의적인 계획 수립, 끊임없이 실천하는 노력이 지속될 때 사업 성공의 밑거름이 될 것은 자명하다.

더욱이 행정의 적절한 지원과 조정역할이 가미된다면 주민들을 보다 잘 살수 있도록 하고 미래에 희망을 주는 ‘명품·명소 브랜드사업’이 확산될 것이라는 믿음이 더욱 확고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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