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현안 - ④ 국가재난안전망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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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4일 주재한 첫 국무회의의 주제가 ‘국가재난관리시스템 구축방안’일 정도로 ‘대구 지하철 참사’에서 드러난 국가재난관리망의 정비는 시급한 현안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국회가 결의한 재난관리청 신설을 ‘참여정부’의 과제로 채택해 추진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재난 관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구 신설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관련 준비기구를 구성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신임 장관을 포함한 국무위원들과 청와대 수석.보좌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7일과 8일 이틀간 열릴 예정인 국정토론 형식의 워크숍에서도 대구 지하철 참사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재난관리시스템 재정비와 관련해서도 30년간 재난관리 실태와 성공사례, 개선방안 등에 대해 토론을 갖는다.

대구 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재난 관리 부실에 대한 반성론이 국정 최고 책임자를 중심으로 정부 차원에서 일고 있는 셈이다.

새 정부는 일단 전국적인 자연 재해와 대규모 인명사고 등 국가적 재난이 발생할 경우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정부 부처의 대책과 군.경 동원 등을 총괄 지휘.감독하도록 재난대응체제를 일원화할 방침이다.

재난 관련 부처나 기관들이 각개약진식으로 움직이고 연락 지휘체계가 유기적이지 못해 매번 늑장 대응 시비가 있어 온 데다 구조, 지원 활동 등에서 기민한 공조체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앞으로는 NSC에서 재난 관리를 총괄 지휘하게 될 것이며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을 장관급으로 하고 종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맡던 NSC 상임위 사무처장을 겸직하게 한 것도 국가안보의 중요성과 함께 이 같은 재난 관리.대응 기능을 확대할 방침이라는 설명이다.

또 사고 가능 시설이나 지역에 대해 각기 책임자를 지정, 재난관리시스템이 완비될 때까지 대형 사고와 각종 재난을 최소화하는 이른바 재난관리실명제도 안전판으로 검토키로 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소방청 신설 등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국가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는 우리 사회의 대형 재난 대처능력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여겨질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오늘날 물류 이동과 수송 교통체계는 다양한 분야에서 고도로 발달되고 있고 수송시스템이 대형화, 고속화되고 있어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엄청난 재난으로 이어지는 것이 최근 사고의 특징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재난이 있을 때마다 정부는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해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슬픔을 증폭시켰다.

특히 관련 부처 간 ‘책임 떠넘기기’로 사후 효율적인 대처도 미흡, 반복해서 발생하는 대형 사고를 예방하는 데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조사는 철도사고는 철도청, 항공사고는 건설교통부, 해난사고는 해양수산부, 도로사고는 경찰청 등으로 나눠져 있다.

이렇다 보니 사고조사기관이 사고 발생과 직.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기관이어서 객관적인 사고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대부분 국가들이 대형 사고 및 재난을 대통령 직속 또는 총리 직속 전담기구를 설치해 통합 관리하고 있으며, 관련 사고 조사도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의 조직을 통해 객관적인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재난 관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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