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건설교통부는 제주국제공항 시설 중 시급한 관제탑 및 관리동 청사 신축, 착륙대 확장 등 3개 사업에 583억원을 투입, 2004년까지 모두 마무리지어 다소나마 극심한 포화현상을 완화해 주기로 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설 확충사업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함으로써 공항 이용객들만 불편을 겪고 있다. 이를테면 비좁은 여객터미널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추진 중인 관리동 청사의 신축만 해도 그렇다.
이 건물은 3층, 연면적 1만㎡ 규모로 내년 말까지 완공키로 했었지만 언제 착공될 지조차 모를 형편이다. 원인은 한국공항공사와 부산지방항공청 간의 업무 비협조로 사업 주체를 결정하지 못한 데 있는 모양이다.
2001년 착공한 공항 착륙대 역시 공사가 크게 늦어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 사업은 활주로의 폭을 75m에서 150m로 넓히는 것으로 공사중 유물이 출토되었는가 하면 인근 주민들과 피해보상 문제로 마찰이 일어나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 착공한 새 관제탑 건축 또한 오는 5월로 예정된 완공시기를 훨씬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주도 건축계획심의위원회가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이유로 상층부 구조를 보완토록 요구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아무리 부분적인 확충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이들 시설들이 제주국제공항의 하늘과 땅, 그리고 옥내(屋內) 공간에서 항공교통의 흐름을 좋게 하는 데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과의 피해보상 미해결로, 혹은 미관상의 문제로, 심지어 관계기관 간 비협조로 시설 확충사업들이 지지부진한 것은 한마디로 당국의 사전 준비 부족 탓이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현지 확장을 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를 제주공항의 대규모 사업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걱정이다. 지금 제주국제공항 사정으로는 관리동 청사든, 착륙대든, 또한 관제탑이든 모두가 시급한 시설들이다. 현재 발생한 문제들을 하루 속히 해결해서 시설 확충에 큰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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